"제발 집 좀 파세요"…직격탄 맞은 신혼부부들 '비명'

입력 2024-02-16 10:44   수정 2024-02-16 11:01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미국 주택시장에서 공급난이 심화하는 가운데 초과수요 현상의 원인이 베이비붐(1946~1964년생)에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 주택에서 오래 거주하는 행태로 인해 주택시장의 공급 유연성을 떨어트렸다는 설명이다. 고금리로 신규 주택 건설이 위축되면서 공급난이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부동산 중개업체 레드핀은 지난해 미국 주택시장에서 손바뀜이 이뤄진 주택의 90%가 기존 주택이었다고 분석했다. 신규 주택이 10%대에 머물자 주택 시장의 공급난이 심화했다는 주장이다. 생애 최초로 주택을 구매하려는 가구 사이에선 매물이 부족한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주택 시장에서 공급난이 심화한 배경엔 고금리가 있다. 지난해 금리 수준이 급격히 치솟으면서 신규 주택을 건설하려는 심리가 위축됐다. 또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연 6%대를 웃돌자 기존 주택 소유주들이 주택을 매물로 내놓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주택 시장이 냉각된 상태에서 손해를 감수한 상태서 급매하는 걸 꺼려서다.


레드핀은 근본적인 이유로 베이비붐 세대의 주거 행태를 꼽았다. 1946년부터 1964년 사이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는 약 40%가 자신이 보유한 주택에서 최소 20년 넘게 거주해왔다. 16%가량은 최소 10년 이상 한 집에서 머물렀다. 모기지 금리가 낮아질 때까지 한 집에서 머무는 현상이 심화했기 때문이다.

미국 가구의 주택 거주 기간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까지 한 집에서 평균적으로 거주하는 기간은 12년으로 집계됐다. 2005년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다만 2020년 기록한 13.4년에서 소폭 감소했다.

고금리로 인해 악순환이 구축됐다는 평가다. 은퇴를 앞둔 베이비붐 세대가 주택 규모를 축소하고 싶어도 주택시장이 냉각되면서 기존 주택을 매물로 내놓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기성세대 입장에선 집이 팔리기 전에 신규 주택 매입을 위한 비용 부담도 커졌다. 기성세대들은 모기지 금리가 떨어질 때까지 자가를 매각하지 않으며 주거 기간이 늘어났다.

기존 주택이 매물로 나오지 않자 월세로 거주하는 신혼부부와 생애 최초로 주택을 구매하려는 가구는 직격타를 맞았다. 이전까지는 자녀를 내보낸 은퇴 가구는 주택 규모를 줄이려 기존 주택을 매물로 내놓고 신규 주택을 매입했다. 신혼부부 등이 이 주택을 매입하며 주택 시장이 활성화됐다. 이 순환 체계가 고금리 장기화로 붕괴했다는 분석이다.

첸 자오 레드핀 경제연구 책임자는 "베이비붐 세대가 대가족이 거주할만한 규모의 주택에서 거주하는 기간이 늘어나면서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들에게 타격을 입혔다"며 "모기지 부담도 커지는 가운데 초과수요 현상도 심화하면서 젊은 세대가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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