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 음식을 먹으면 스트레스가 풀린다"는 말이 있다. 과도한 스트레스는 신경 통증을 유발하기도 하기도 하는데, 고추의 매운 성분인 캡사이신이 신경병성 통증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신경병성 통증은 신경, 척수 또는 뇌의 손상이나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통증을 말한다.
독일 비스바덴 통증 의학·통증 시술 연구소의 카이우베 케른 교수 연구팀이 2011∼2022년 고농도 캡사이신 패치(HCCP) 치료를 최소 2차례 이상 받은 수술 또는 외상 후 신경병성 통증, 신경병성 요통, 대상포진 후 신경 통증 환자 97명의 전자 의료기록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가 최근 보도했다.
연구 대상자들은 캡사이신 치료 시작 때 마약성 진통제와 항경련제, 항우울제 등을 복용하고 있었다. 이들은 복용 중인 약들과 함께 2년 동안 캡사이신을 추가 복용했다. 연구 시작 당시에만 해도 이들의 통증 강도는 전반적으로 높은 편이었다.
연구팀은 연구 시작 때와 캡사이신이 병행 투여된 2년 후 통증 강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캡사이신 패치 치료를 최소 2차례 이상 받은 환자는 신경통이 크게 완화됐다. 복용하던 마약성 진통제의 1일 평균 모르핀 등가 용량도 크게 줄어들었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캡사이신 패치 치료가 신경통의 강도를 약화하는 동시에 마약성 진통제의 사용을 줄이게 하는 효과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 통증 연구소(WIP) 학술지 '통증 시술'(Pain Practice) 최신 호에 실렸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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