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살만 사로잡은 현대에버다임, 美 대형사 손잡고 시장 공략 박차 [최형창의 中企 인사이드]

입력 2024-02-19 09:15   수정 2024-02-19 09:22

지난 16일 충북 진천 장관리 현대에버다임 본사. 정문을 통과하자 청록색과 붉은색의 콘크리트 펌프트럭 수십대가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전장 171. 20m의 펌프트럭는 콘크리트를 부어 넣으면 압력을 이용해 아파트 등 고층에 타설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건설기계로 현대에버다임 주력 상품 중 하나다. 현대에버다임은 벤츠, 볼보 등에서 차 머리와 하부 등 차체를 가져와 붐(철제 압송관) 등을 조립해 건설현장으로 보낸다. 평소엔 접혀있는 붐이 쭉 뻗으면 지상 최대 70m(아파트 약 23층)까지 닿는다. 임명진 현대에버다임 대표는 “모기업인 현대백화점그룹색을 따와 해외 수출 상품에는 청록색을 도색하지만, 국내에선 고객사들이 건설기계장비 특유의 강인한 이미지를 원해 붉은색을 쓴다”고 말했다.

코스닥 상장기업인 현대에버다임은 1994년 한우건설기계라는 이름으로 설립됐다. 초기에는 대우중공업 중고 굴착기 장비 판매업으로 출범했지만, 1990년대 후반부터 사업 분야를 늘렸다. 현재는 건설현장에서 암석 등을 파쇄하는 유압기계와 콘크리트펌프트럭, 소방차 등 특장차 등을 만든다. 타워크레인과 고가 사다리소방차는 국내에서 현대에버다임만 만든다.

진천 본사에서 한국경제신문과 만난 임 대표는 “타워크레인이나 특수 소방차는 역할은 다르지만 결국 안전과 직결된 장비들이기 때문에 튼튼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화재 현장에서 우리 장비가 인명 구조에 쓰이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고 자부심을 나타냈다.

건설경기 침체 등으로 국내 시장에서의 성장은 한계에 봉착했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보다 약 4%와 23% 감소해 3580억원, 120억원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임 대표는 해외 시장으로 더 눈을 돌리고 있다. ‘네옴시티’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는 대형 고객이다. 임 대표는 “사우디에는 15년 이상 우리 제품을 파는 딜러가 있는데 터널을 뚫을 때 쓰는 락드릴뿐 아니라 콘크리트 펌프트럭만 지난해 70여대 수출했다”며 “최근에는 사우디에서 소방차가 입찰에 참여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권유가 있어서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에버다임은 현재 전세계 90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올해는 특히 미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지난달 미국 건설장비 제조 중견기업인 매니토웍과 딜러 계약을 맺었다. 임 대표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북미 시장에서 콘크리트 펌프트럭을 많이 못 팔았는데 이번에 좋은 기회를 잡게 됐다”며 “매니토웍이 이미 18개 주에 판매망을 갖고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하면 올해 미국에서만 최소 50대를 팔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1997년 입사한 임 대표는 건설기계사업본부장을 거쳐 2021년부터 대표를 맡고 있다. 대표를 맡은 첫 해엔 2000억대 매출이었는데 3000억대를 지나 올해엔 4800억원을 목표로 잡았다. 지난 연말 한국수력원자력과 763억원 규모의 발전소용 특수 재난 대응 설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는데 올해 매출로 잡히면서 목표치를 크게 늘릴 수 있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전후 복구사업에 현대에버다임 장비가 대거 투입될 수 있다. 임 대표는 “재건사업뿐 아니라 소방차도 유럽에 진출하기 위한 규정을 획득해놓았다”며 “해외시장으로 더 영토를 넓혀 회사를 키워나가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진천=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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