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 나오는 거 안 볼래요"…드라마·유튜버도 '직격탄'

입력 2024-02-19 15:11   수정 2024-02-19 15:22



수술을 앞둔 환자들까지 뒤로하고 전공의들이 집단으로 사직서를 냈다고 알려지면서 국민적인 반감도 고조되고 있다. 의사들이 등장하는 드라마와 콘텐츠에도 반감을 드러내는 이들이 적지 않다.

국내 주요 대형 병원으로 꼽히며 '빅5'로 불리는 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병원 전공의 전원은 19일까지 사직서를 제출하고, 20일 오전 6시 이후에는 근무를 중단하기로 했다.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등 일부 진료과목 전공의들은 이보다 하루 앞선 19일 사직서 제출과 함께 근무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온라인 커뮤니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퇴직하는 의사들은 인계장을 지우고 나오라"는 의사 커뮤니티 앱 내용이 빠르게 퍼져나가고, 의사들이 환자, 간호사를 비하하는 내부 대화 내용들이 캡처돼 공유되면서 반발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의플루언서'로 불리는 의사 유튜버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구독자 117만명을 자랑하는 닥터프렌즈가 4일 전에 게재한 'OECD 의사 수 최저인 나라들의 의료 수준은!? (feat. 한국 vs 일본)', 지난해 10월 23일 게재한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닥프의 생각 | 과연 지금은 달라졌을까!?' 등의 콘텐츠에는 의대 정원과 의사 확대를 우려하는 이들의 목소리에 반박하는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닥터프렌즈는 정신건강의학과, 내과, 이비인인후과 전문의 3인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로 내과 전문의 우창윤 씨는 전문의 사퇴로 논란이 되는 아산병원에서 내과 진료조교수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직 의사 뿐 아니라 현재 방영 중인 JTBC 주말드라마 '닥터슬럼프', 방영이 예정된 tvN 새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 등도 타격을 입고 있다.

'닥터슬럼프'는 백억 대 소송과 번아웃, 각자의 이유로 인생 최대 슬럼프에 빠진 의사들의 '망한 인생' 심폐 소생기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로 박신혜, 박형식이 주연으로 출연해 화려해 보이는 의사들의 애환을 그린다. 하지만 유명 배우들의 활약에도 6%대 시청률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에 대한 반감은 더욱 크다.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은 2020년 시즌1, 2021년 시즌2 형태로 방영된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스핀오프 드라마로 알려졌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연출한 신원호 감독과 이우정 작가가 크리에이터로 참여했고, 산부인과 레지던트들의 생활을 다룰 것으로 알려졌다.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은 대학병원 교수와 전공의들의 리얼한 병원 생활과 우정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로 알려졌고, 제작진은 "저출산 시대 속 비인기과에 당당히 들어선 레지던트들의 삶을 조명하는 만큼 현실 세계를 반영한 실감 나는 이야기들로 찾아갈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현실은 대형병원 전공의들이 집단으로 사직서를 내고 병원을 떠나고 있는 만큼 "레지던트들이 사직서 쓰고 떠나는 에피소드도 등장하는 거냐"는 비아냥 섞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전국 수련병원에서 근무 중인 전공의는 약 1만3000명으로 응급 당직의 핵심인 전공의들이 한꺼번에 진료 현장을 떠나면 의료공백 등 환자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정부는 의사들이 집단행동을 강행하면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집단행동 즉시 '업무개시명령'으로 환자 곁을 지키게 하고, 이에 불응할 경우 최종적으로는 면허를 박탈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지난 16일 업무개시명령을 받은 103명 중 복귀하지 않은 서울성모병원 1명, 부천성모병원 1명, 대전성모병원 1명 등 3명에 대해선 불이행 확인서를 책징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19일 의사들이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발해 집단행동을 예고한 데 대해 "집단행동 시 공공의료 기관의 비상 진료체계를 가동하고, 집단행동 기간 비대면 진료를 전면 허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총리는 "정부는 전국 409개 응급의료기관의 응급실을 24시간 운영해 비상 진료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며 "응급·중증 수술을 최우선으로 대응하고, 필수 의료 과목 중심으로 진료가 이뤄지도록 체계를 갖추며, 상황이 악화하면 공보의와 군의관을 투입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보건복지부는 전공의들에게 진료유지명령을 내리면서 '법대로' 원칙을 강조했고, 경찰청장은 주동자에 대한 구속 수사를 검토하겠다며 엄정 수사 방침을 밝혔다.

시민단체와 노동계 등은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에 대해 고발 방침을 밝히면서, 의대증원 찬성 목소리를 모을 '촛불집회'를 게획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전공의들의 집단 진료중단 행위를 '담합'으로 보고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전공의들이 20일 실제로 진료를 중단하면 22일께 이들을 공정위에 고발하겠다는 것.

경실련은 "환자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고 국민과 법 위에 군림하려는 뿌리 깊은 의사들의 특권의식과 오만에 국민들은 분노한다"며 "의료인으로서 일말의 윤리 의식이 있다면 전공의들은 결코 환자와 병원을 떠나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사들의 집단이기주의가 점입가경"이라며 "정부는 필요하면 면허도 박탈할 수 있다는 원칙을 분명히 해야 국민 생명을 볼모로 삼는 의사들의 고질병을 고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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