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저가 공세에 과감한 결단…유진로봇, 물류 B2B로 날다

입력 2024-02-19 17:46   수정 2024-02-20 00:35

국내 1세대 로봇회사 유진로봇은 한때 로봇청소기 시장의 글로벌 강자였다. 이 회사의 ‘아이클레보’ 제품은 2012년 독일 러시아 등에서 최고의 제품으로 뽑히기도 했다. 산업용 로봇과 더불어 군사용 로봇, 교육 로봇 등 전방위로 사업을 확장했다. 2005년 상장사인 지나월드를 인수합병해 캐릭터 완구 사업에도 진출했다.

승승장구하던 유진로봇이 한계를 느끼기 시작한 건 2016년 이후부터다. 저가 중국산 제품의 파상공세가 매서웠다. 결단이 필요했다. 이때 박성주 유진로봇 대표(사진)는 스스로에게 세 가지 질문을 던졌다.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 것인가?’ ‘그런 가치를 제공하는 수단이 우리의 핵심 역량과 일치하는가?’ ‘경쟁사에 비해 충분한 비교우위가 있는가?’. 세 가지 질문에 답변이 가능한 핵심 사업은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이었다.

유진로봇은 2019년 이후 아이클레보 등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사업을 단계적으로 접었다. 2021년에는 완구 사업도 매각했다. 그 빈자리를 물류 로봇 중심의 자율주행 모빌리티 솔루션(AMS)과 조립 자동화 등 스마트 자동화 시스템(SAS)으로 메웠다. 박 대표는 “AMS 사업은 지난해 수주 실적이 전년 대비 세 배 이상 증가했고, SAS 부문도 해외 수주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2~3년 전만 해도 B2B 사업의 해외 프로젝트 수주 규모가 전체의 10% 미만이었지만 현재 70%를 넘어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진로봇이 자체 기술로 전후좌우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개발한 옴니(omni)형 자율주행 물류 로봇 ‘고카트’는 2021년 세계 최초로 국제안전표준(ISO13482) 인증을 받았다. 이동 중 센서나 소프트웨어가 오작동하는 돌발 상황에도 사람을 치지 않고 멈출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고카트는 오스트리아 독일 등의 병원에도 진출했다.

박 대표는 “물류 자동화와 조립 자동화 기술을 모두 갖춰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기업은 세계적으로 유진로봇이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SAS 부문은 박 대표의 전공 분야이기도 하다. 2010년 유진로봇에 합류하기 전 모토로라에서 600여 명의 작업자가 일하던 생산라인을 10명으로 줄이되 생산량을 두 배 늘리는 자동화 작업에 로봇 분야 프로젝트를 총괄했다. 유진로봇은 올해 6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정선 중기선임기자 leew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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