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배터리 주도권 잡자"…SK온 '2조 실탄' 마련 나선다

입력 2024-02-19 18:14   수정 2024-02-20 09:56

마켓인사이트 2월 19일 오후 3시 38분

SK그룹의 배터리 기업인 SK온이 2조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나선다. 원통형 배터리 등 신규 사업에 투입할 ‘실탄’ 마련에 나선 것이다. 업계에선 SK온이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부터 추가 수주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새로운 공장을 짓는 데 필요한 돈을 마련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최근 국내외 주요 IB에 투자 유치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배포했다. SK온은 지분 매각, 회사채 발행 등 구체적인 자금 모집 방식은 밝히지 않았다. 업계에선 SK온이 확보하려는 자금 규모가 2조원 안팎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SK온은 2012년 12월부터 유상증자와 차입, 지분 투자 유치 등을 통해 자금을 마련해왔다. 작년에는 한국투자증권프라이빗에쿼티(한투PE) 컨소시엄과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으로부터 2조30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받았다. 현대자동차에선 2조원을 장기 차입했고 작년 10월 창사 후 첫 회사채를 발행하는 등 총 8조3100억원을 끌어모았다.

SK온은 이렇게 모은 돈을 미국 공장 등을 건립하는 데 쓰고 있다. SK온은 미국 포드와 배터리 합작법인(JV)을 통해 미국 켄터키·테네시 공장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총 114억달러가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현대차그룹과도 조지아주에 35GWh급 배터리 합작 공장을 짓고 있다. 중국 옌청시에 있는 2공장 증설과 충남 서산 2·3공장 생산라인 개조·증설에도 각각 조(兆) 단위 자금이 들어간다.

배터리 제품군 확대도 자금 수요를 늘리는 요인이다. SK온은 고성능 하이니켈 기반 파우치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삼았는데 작년부터 원통형과 각형 배터리 개발도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업체로는 처음 3대 폼팩터(형태)를 모두 만들게 된다”며 “그만큼 연구개발(R&D) 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SK온이 차입보다는 지분 투자 방식으로 자금을 모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2026년 말까지 회사를 증시에 상장시키려면 부채 비율을 낮추는 등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하기 때문이다. SK온은 지난해 5월 한투PE 컨소시엄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때 동반매도청구권(Drag Along)을 허용한 탓에 2026년까지 상장하지 못하면 투자자가 보유 지분을 팔 때 대주주 지분도 같은 조건으로 매도해야 한다. SK온이 상장에 실패하면 대주주인 SK이노베이션도 SK온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는 얘기다.

일각에선 SK온의 잇따른 자금 조달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전기차 성장세가 꺾였는데도 이번에 모은 돈을 새로운 공장 설립 등에 쓸 수 있다는 걱정에서다. SK온의 올해 설비 투자금액은 7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6조7869억원보다 오히려 늘었다. 반면 SK온의 주요 거래처인 포드는 자사 인기 전기차 모델인 ‘F-150 라이트닝’의 생산량을 절반가량 줄이기로 했다.

SK온 관계자는“여러 재원 마련책 중 하나인 글로벌 투자 유치 검토 차원에서 일부 IB들을 대상으로 제안을 받아 보며 시장 등 외부 의견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준호/김우섭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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