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 원자력 발전 운영…'에너지 안보' 철저 대응, 우라늄 등 안정적 확보로 공급망 위기 차단

입력 2024-02-20 16:00   수정 2024-02-20 16:01


한국수력원자력은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에너지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 중장기 계획을 세워 위험을 분산하고 있다. 비축 물량을 꾸준히 높이고 공급원을 다양화하면서 ‘공급 부족 사태’를 예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정학 위기 … 에너지 안보 중요도↑
석유가 나지 않는 한국에서 에너지 확보 전략은 사실상의 ‘안보’ 문제다. 인류의 경제활동에 필수적인 에너지를 적정한 가격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은 국가 정책의 핵심 과제다. 에너지 가격이 높으면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시민의 소비심리를 위축시키고 경제 전반에 부담을 준다. 가격 변동이 심해도 경제주체들의 미래 예측과 그에 기초한 계획수립을 어렵게 해 경제활동을 위축시킨다.

한국이 유럽과 달리 에너지 위기를 직면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저렴하고 안정적 에너지원인 원자력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어서다. 2022년 기준 국가 에너지원별 발전량 중 원자력은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원자력발전은 다른 발전원보다 단가가 낮다.

문제는 최근 각종 지정학적 위기로 우라늄 가격이 상승세를 보인다는 점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우라늄 가격은 전쟁 전인 2021년 대비 약 세 배까지 높아졌다. 2020년부터 기존 우라늄 광산 가운데 고갈되는 곳이 속속 나오면서 우라늄 가격은 계속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에너지원 수출국의 ‘자원 무기화’가 뚜렷해지면서 우라늄 확보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물량 확보·가격 분산으로 대응
한수원은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급변하는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고 있다. 한수원은 해외에서 가공한 농축우라늄을 수입해 국내에서 성형가공한 다음 원전에 장전하는 형태인 ‘연료집합체’로 만들어 발전소에 공급하고 있다. 국내 원전 전체의 3년치 소요량 전량이 보유 구매계약을 통해 이미 확보된 상태다. 지금부터 3~5년 후 필요한 소요량도 절반 넘게 확보했다.

한수원은 농축우라늄 수입이 전혀 안 되는 최악의 공급 비상상태가 발생하더라도 단기적으로 연료 공급에 문제가 없도록 위험관리 능력을 갖췄다. 현재 계약으로 확보된 3년치 소요량까지 합하면 총 6년간은 추가 계약이 없이도 연료 공급에 문제가 없다.

농축우라늄 생산 공정에 투입되는 정광과 변환 우라늄도 10개월분과 8개월분씩 해외 시설에 저장하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시장 위기 상황에 따라 자체 비축 기준을 점진적으로 늘리고 있다”고 했다.

계약 기간을 길게 잡아 가격 변동 리스크를 줄이는 것도 한수원의 전략이다. 한수원이 체결하는 모든 계약에는 공급물량을 계약량보다 일정 수준 증가 또는 감소시킬 수 있는 권리가 포함돼 있다. 한 공급사가 계약을 불이행하거나 예상치 못한 공급 중단이 발생하더라도 다른 공급사로부터의 공급물량을 일제히 증가시켜 부족분을 충당할 수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공급원 다원화 정책을 통해 한 공급사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고 있다”며 “다수의 공급사와 계약을 체결해 비교적 고른 공급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어 안정적으로 연료를 공급할 수 있다”고 했다.

한수원은 국제시장에서 우라늄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내려도 실제 연료비 변동은 완만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예를 들어 2024년 공급받는 원전 연료는 모두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전에 체결된 것으로, 구매단가가 낮고 현재 높은 시장가는 계약가격에 제한적으로 반영된다. 현재 뛰어오른 가격은 기존 계약이 만료된 다음 신규 계약을 체결할 때 점진적으로 반영되는 구조다.

한수원 자료에 따르면 발전원가에서 연료 수입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내외로, 연료비가 발전원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화력발전에 비해 연료비 상승이 경제성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작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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