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상선은 안 팔리고, HMM은 물리고…고민 깊어지는 우오현 회장

입력 2024-02-21 07:46   수정 2024-02-22 10:06

이 기사는 02월 21일 07:4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해운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온 우오현 SM그룹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해운업황이 불황기로 접어드는 가운데 주요 해운 계열사인 SM상선 매각 작업도 뜻대로 되지 않아서다. 95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해 지분을 사들인 HMM도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HMM 주가 하락으로 이미 3000억원이 넘는 평가 손실을 보고 있는 데다 향후 주가 전망도 밝지 않기 때문이다.
SM상선 매각 작업 잠정 중단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우 회장은 지난해 하반기 SM상선 매각 작업을 추진했다. HMM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독일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하파그로이드 등 해외 선사를 접촉해 인수 의사를 타진했다. 하지만 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지 못하면서 매각 작업은 난항을 겪었다. 현재는 매각 작업을 잠정 중단하고, 매각 의사도 어느 정도 접은 상태다.

SM그룹은 M&A를 통해 해운사업을 키워왔다. 2013년 당시 해운업계 4위 업체였던 대한해운 인수를 시작으로 2016년 삼선로직스(현 대한상선)를 인수했다. 2017년엔 한진해운 미주노선을 인수해 SM상선을 세웠고, 2021년 창명해운도 품었다.

우 회장은 HMM을 품지 못하면 SM상선 등을 파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 그는 지난해 7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HMM을 인수하지 못하면 SM상선 등 그룹의 해운 계열사를 매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규모의 경제가 안되면 해운업에서 손을 떼고 다른 사업을 할 생각"이라고도 했다. 우 회장은 HMM 주요 인수 후보 중 가장 먼저 공식적으로 인수 의사를 밝히는 등 HMM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였으나 결국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았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SM그룹은 대한해운을 시작으로 부실한 해운기업을 인수해 정상화하는 방식으로 해운사업을 확장했다"며 "코로나19 시기 물류 대란 등으로 해운업 호황기를 맞아 호실적을 거두기도 했지만 해운업황이 꺾이면서 향후 전망은 다소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HMM 지분 가치도 점차 희석
우 회장 본인과 아들인 우기원 SM그룹 해운부문장(부사장)을 비롯해 SM상선 등 주요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HMM 지분도 우 회장의 근심거리다. SM상선과 특수관계인은 2022년 6월부터 장내에서 HMM 지분을 사들이기 시작해 현재 3200만주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지난해 10월 1조원 규모의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기 전엔 지분율이 6.56%에 달했지만 영구채 주식 전환 후 지분율은 4.65%로 쪼그라들었다.

우 회장 측은 이 지분을 확보하는 데 약 9535억원을 투입했다. 평균 매입 단가는 약 2만9740원이다. 지난 19일 기준 HMM 종가는 1만8680원이다. 현재 평가 손실만 3546억원에 달한다. 전망도 어둡다.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1조6800억원 규모의 영구채의 콜옵션(조기상환청구권) 행사 시점이 올해 4월부터 내년까지 줄줄이 도래하기 때문이다.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영구채 전량이 주식으로 전환되면 HMM 주식 3억3600만주가 추가로 발행된다. 우 회장이 보유한 HMM의 지분율은 3.13%로 떨어진다. 신주 발행에 따른 지분 가치 희석으로 HMM 주가도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우 회장의 평가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HMM 매각 작업은 빨라도 영구채의 주식 전환 여부가 모두 결정된 뒤인 내년 하반기께 재개될 전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HMM 지분이 더 늘어나며 몸집이 커져 향후 매각 작업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우 회장이 가진 소수 지분은 경영권에도 영향을 미치지 못해 매각 과정에서도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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