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때보다 더 안좋아"…양회 앞둔 中, 경기부양 안간힘

입력 2024-02-20 18:33   수정 2024-02-28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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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대폭 인하하며 연초부터 경기 부양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국이 5년 만기 LPR을 역대 최저치로 낮춘 건 그만큼 경제가 좋지 않다는 신호다. 중국 정부는 다음달 4일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5%대 성장률을 유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中 5년 만기 기준금리 3.95% 역대 최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20일 5년 만기 LPR을 인하한 건 지난 5일 지급준비율(RRR)을 0.5%포인트 내린 후 불과 보름 만이다. 지준율 인하로 1조위안(약 186조원) 규모의 유동성 공급 효과를 낸 뒤 또다시 LPR을 낮춰 통화 완화에 나섰다.

중국이 한 번에 LPR을 0.25%포인트 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인민은행은 2019년 8월 LPR에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부여한 이후 LPR 조정폭을 0.05~0.15%포인트로 유지했다. 코로나19 직후인 2020년 4월 경기 부양을 위해 1년 만기 LPR을 0.2%포인트 내린 게 기존 최대 인하폭이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팬데믹보다 현재 경제 상황을 더 심각하게 본다는 의미다.

또한 인민은행은 춘제(설) 연휴 직후인 지난 18일 정책금리인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연 2.50%로 동결하면서도 LPR을 인하하는 선택을 했다. 과거엔 두 정책 도구가 연동되는 경향을 보였지만 최근 이런 관례가 깨졌다는 분석이다. 2022년부터 이달까지 인민은행이 여섯 차례 금리를 내린 가운데 MLF와 LPR이 연동된 경우는 지난해 6월 한 차례에 그쳤다. 글로벌타임스는 “LPR이 실물 경제에 대한 대출금리, MLF는 금융시장 조달 금리라는 점에서 구별되기 시작했다”고 해석했다.

중국은 1년 만기가 아니라 부동산 대출의 기반이 되는 5년 만기 LPR을 낮추는 선택을 했다. 부동산시장 침체가 내수를 포함한 경제 전반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크리스토퍼 웡 싱가포르 OCBC 통화전략가는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에 진지하게 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대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금리 인하가 시장에 큰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인민은행이 두 차례 금리를 낮췄음에도 얼어붙은 중국 내 투자 및 소비 심리는 쉽사리 개선되지 않았다. 캐피털이코노미스트는 “금리 인하만으로 주택 판매를 촉진하기엔 제한적일 수 있다”며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2021년 말부터 2%포인트 가까이 떨어졌지만 주택 판매는 계속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양회 앞두고 경기 부양 총력
중국이 이처럼 경기 부양을 위해 안간힘을 쓰는 건 시진핑 체제를 굳건히 하기 위한 정치적인 목적도 있다. 올해는 시진핑 집권 3기가 2년 차에 접어들어 경제 성적표가 중요해진 상황이다.

중국 경제는 ‘위드 코로나’ 원년인 지난해 기저효과 등의 요인으로 전년 대비 5.2%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는 부동산 경기 둔화와 지방정부 부채 문제, 소비 부진, 디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4%대로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특히 부동산시장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5%를 차지하는 만큼 성장률에 큰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중국 부동산 개발투자는 전년 대비 9.6% 하락하는 등 여전히 회복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중국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지난해 12월까지 1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가는 등 디플레이션 우려도 커졌다.

중국 정부가 다음달 열리는 최대 정치행사 양회에서 어떤 경제 성장 목표치를 제시할지도 관심사다.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4.5~5% 수준의 성장을 예상하나 최근 31개 지방자치단체 전망 평균을 근거로 5%대 성장을 목표로 삼을 것이란 예측도 있다.

중국 내부에서는 형식주의·관료주의로 중국 경제가 위기에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루더원 중국 우한대 교수는 최근 소셜미디어 위챗에 올린 글에서 “다양한 분야에서 ‘실체’보다 ‘피상’을 향하는 경향이 있고 이는 사회적 침체로 이어져 우리 시대 가장 중대한 위기가 됐다”고 말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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