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 돈으로 주주환원…대세가 된 배당투자 활용법은

입력 2024-03-06 06:00   수정 2024-03-07 14:52

[한경ESG] 투자 트렌드



“배당에 대해 회사가 주주가치와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배당 정책을 충분히 설명하고, 이 같은 정책에 의해 배당을 지급하는 안에 찬성을 권고할 방침이다. 배당 정책 수립을 통해 주주친화 경영전략을 실현하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 간 차별을 두기 위함이다.”

의결권 자문사 한국ESG연구소(KRESG)는 올해 정기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상장사의 배당 등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을 개정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소 중 핵심으로 떠오른 ‘G’를 대표하는 주주환원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지면서다. 과거 남는 돈을 주주에게 베풀던 게 배당이었다면 점차 기업의 이익을 당연히 주주들과 나눠야 하는 개념인 본래 배당의 뜻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자들이 눈여겨봐야 할 배당 투자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기업 밸류업, 고배당에 불붙였다

뉴욕 증시에서 50년 이상 배당을 늘린 종목을 ‘배당왕’으로 부른다. 왕의 칭호가 붙은 기업이 적지 않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사랑한 배당주는 코카콜라다. 62년째 배당을 늘렸다. 버핏이 투자한 1988~1989년 추정 매수 단가는 주당 3.25달러, 작년 배당수익을 실현했을 경우 배당수익률만 최대 66%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버핏의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가 보유하고 있는 애플, 셰브론,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코카콜라, 크래프트하인즈 등 다섯 종목의 지난해 예상 배당금은 약 60억 달러다. 애플과 셰브론은 각각 10년과 37년, BOA(29년), 코카콜라(61년), 크래프트하인즈(11년) 등도 매년 배당금을 늘리고 있다.

증시 선진국으로 꼽히는 미국과 달리 한국은 그간 배당에 야박했다. 외국인 투자자에겐 국내 증시 이미지를 깎아내리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으로 꼽혔다. 수년간 공정거래법·상법 등을 개정하며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해왔지만, 이익을 주주와 나누는 배당에는 인색했던 것이 사실이다. 올 초부터 거세게 몰아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역시 결국 배당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자사주 제도 개선 등의 핵심은 대주주의 사익 추구를 근절하고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이라며 “이런 기조가 결국 기업의 고배당,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 확대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배당투자에 몰리는 뭉칫돈

실제 배당주 투자는 쏠쏠한 과실을 안겨주고 있다. 펀드 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배당주 펀드 총 275개의 1년 수익률은 평균 9.29%로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미래에셋미국배당프리미엄펀드의 경우 3년 수익률이 56.46%에 달한다. 국내 우량 기업 우선주와 고배당주에 투자하며 콜옵션 매도를 통해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커버드콜(Covered Call) 전략을 사용한다. 단순히 배당주에만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주식, 채권, 옵션 등 다양한 투자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배당투자를 적절히 활용해 우수한 수익을 내고 있는 셈이다.

상장지수펀드(ETF)인 NH아문디HANARO고배당도 같은 기간 56.31%의 수익을 내며 수익률 최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기업은행 등 국내 대표 배당주 섹터인 금융주를 가장 많이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다. 아울러 SK텔레콤, KT&G, 고려아연, KT 등도 5% 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대형주와 중소형주의 비율은 78.57%, 18.90%씩이다.

사상 최고가 기록을 연일 갈아치운 일본 증시 배당주를 골라 담은 투자상품은 1년 새 40%에 달하는 수익을 냈다. 브이아이일본고배당포커스펀드는 1년 수익률이 39.12%에 달한다. 배당 성장 가능성과 높은 배당 지속성을 지닌 일본 주식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다.

브이아이자산운용 측은 “일본 상장주식 중 배당 성장 가능성과 높은 배당 지속성을 지닌 기업을 선별하고 보텀 업 리서치를 통해 기업경쟁력, 현금 창출 능력, 사업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최종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후공정 장비를 생산하는 디스코를 비롯해 닌텐도, 도쿄일렉트론, 소니, 다이와하우스공업 등이 포트폴리오 상단을 채우고 있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다 보니 이미 뭉칫돈이 몰려들고 있다. 최근 6개월 새 국내 배당주 펀드에만 약 5500억원이 유입됐다. 국내 펀드 테마 중 가장 많은 자금이 배당주로 흘러 들어간 셈이다.

“배당금 더 늘어날 것”

국내를 비롯해 미국도 배당투자에 대한 관심이 더욱 뜨거워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CNBC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올해 S&P500 기업의 배당수익률 전망치를 기존 4%에서 6%로 상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예상보다 기업 실적이 좋은 데다 국채 수익률이 정점을 찍으면서 기업의 배당금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S&P500 기업의 배당금은 3년 전에 비해 22% 증가한 5880억 달러(약 780조원)에 달했다. 영국 경제 매체 이코노미스트는 “그동안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가 부양에 더 긍정적이던 시장이 배당금 지급을 더욱 선호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올해 금리인하를 예고한 것도 배당주에 대한 관심을 키우는 요인이다.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국채 등 무위험 자산의 수익률이 낮아져 상대적으로 배당주의 매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금리인하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면서 배당투자에 유리한 시점이 찾아오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제2의 월급으로 불리는 글로벌 배당주 포트폴리오는 필수라는 의견도 있다.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기점으로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진 상태다. 시장에서는 연내 3~5회 금리인하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특히 금리가 떨어질 때 배당주를 눈여겨봐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황선명 삼성증권 연구원은 “배당투자도 금리 하락기가 더 유리하다”며 “25년 이상 배당을 늘린 배당 귀족과, 50년 이상 늘린 배당왕 기업의 배당 증액 파워는 곧 안정적 실적 성장과 현금 창출 역량을 뜻한다”며 “장기 관점에서 S&P 배당지수는 금리 변동성을 감내하며 우상향 중이기에 금리인하 시기에는 자본 차익도 추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재원 한국경제신문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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