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때문에 학창 시절이 괴로웠던 경험이 있다면 주목. 한 번이라도 본인을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사람)라고 불러 본 이라면, 나의 자녀도 같은 어려움을 겪으면 어떡하나 걱정하는 부모라면 읽을 만한 수학책이 연달아 나왔다. 수학을 대하는 마음가짐을 바꾸는 방법과 일상에서 친숙하게 접할 수 있는 수학을 알려주는 등 수학에 대한 머나먼 거리감을 좁히는 책들이다.
저자를 비롯한 연구진이 직접 초·중·고교 교실에서 실험하며 검증한 성장 마인드셋을 기르는 구체적인 전략이 소개돼 있다. 갖고 놀기 쉬운 퍼즐이나 카드놀이로도 패턴과 아이디어를 찾으며 얼마든지 수학적 상상력을 키울 수 있다.
볼러 교수는 수학 교육의 ‘속도’보다 ‘깊이’에 방점을 찍으라고 조언한다. 한 시간 수업에 세 문제 이상을 다루지 않는 것이 좋다. 수학적 정의와 공식에 중점을 둔 수업이라도 토론을 시도할 것을 권한다.
존슨 교수는 “수학을 알면 세상을 읽는 더 나은 위치에 선다”고 강조한다. 뉴스에 등장하는 수치를 직접 계산하고 생각하는 습관을 기르면 여러 주장을 합리적으로 의심하는 비판적 태도를 기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부채가 ‘30536360095124달러’란 뉴스가 나왔다. 이 복잡한 수치의 자릿수를 먼저 세어본다. 0이 6개면 100만이고 9개면 10억, 12개면 1조다. 그리고 올림과 내림 법칙을 사용해 숫자를 단순화한 다음, 대략적인 인구 규모로 나눠 1인당 수치를 계산해 보라. 숫자의 단위가 작아지고 간소화될수록 부채 규모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한눈에 들어온다.
그 밖에 주식 투자자의 행동 공식을 설명하는 ‘브라운 운동’, 인공지능(AI) 비서를 만든 확률의 원리 ‘베이스 정리’ 등 우리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수학의 힘을 소개한다.
이 책은 크게 공간, 숫자, 조합, 위험과 보상, 정보 등 다섯 가지 유형으로 나눠 총 200개가 넘는 수학 게임을 소개한다. ‘짤’과 ‘숫자야구’ 등 익숙한 게임에 숨은 수학적 원리와 기원도 알 수 있다. 설명 중간에 저자가 직접 그린 발랄하고 유머러스한 그림들이 삽입돼 읽는 재미를 더한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