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 기적의 6연승…상하이 대첩 다시 썼다

입력 2024-02-23 20:52   수정 2024-02-24 00:39


한국 바둑의 자존심 신진서 9단(24)이 짜릿한 대역전승으로 ‘상하이 신화’를 만들어냈다.

신진서는 23일 중국 상하이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제2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최강전 본선 14국에서 중국 바둑 1위 구쯔하오 9단을 상대로 흑 249수 만에 불계승했다. 이로써 신진서는 농심배 사상 초유의 ‘끝내기 6연승’을 질주하며 한국의 4년 연속 우승을 이끌었다. 2005년 이창호 9단이 5연승으로 완성한 ‘상하이 대첩’ 이후 19년 만에 이뤄낸 신화다.
○절체절명의 한국, ‘원맨쇼’로 구하다
농심배는 한·중·일 3개국에서 5명씩 출전해 최종 승자가 남을 때까지 연승 방식으로 승부를 내는 국가 대항전이다. 지난 19일 상하이 최종 라운드가 열리기 전, 한국은 궁지에 몰려 있었다. 한국은 신진서 1명만 살아남았고 일본 1명, 중국은 4명이 남아 있었다. 한국이 우승하려면 신진서가 중국과 일본의 강자 5명을 모두 쓰러뜨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 기적이 실제로 일어났다. 신진서는 19일부터 이날까지 최종전에서 파죽의 5연승을 거두며 한국에 우승컵을 안겼다.

신진서는 바둑 역사에 대기록도 세웠다. 이번 대회에서 총 6연승을 포함해 농심배 통산 16연승(22~25회)을 기록하며 이창호 9단이 보유하고 있던 농심배 14연승 기록을 넘어섰다.

이창호는 2005년 2월 상하이에서 열린 제6회 농심배 최종라운드에서 중국과 일본 선수 4명을 모두 꺾고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 바둑사의 기념비적 승부인 ‘상하이 대첩’이다. 신진서는 19년 만에 다시 상하이에서 중국과 일본 강자 5명을 모두 꺾고 한국에 우승컵을 안기면서 ‘상하이 신화’를 완성했다.

신진서는 대기록으로 한국의 역전 우승을 견인한 뒤 “큰 판을 이겨서 뿌듯하다”며 “첫판을 둘 때만 해도 먼 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6연승까지 하게 돼 영광”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최종라운드는 2005년보다 더 열악한 상황에서 시작됐다. 설현준 8단과 변상일·원성진·박정환 9단이 단 1승도 건지지 못하고 탈락했다. 신진서로서는 적진인 중국에서 중국 기사를 4명이나 만나야 하는 부담까지 안게 됐다. 하지만 신진서는 19일 이야마 유타 9단(일본)을 시작으로 중국 최고 기사인 자오천위 9단, 커제 9단, 딩하오 9단을 줄줄이 꺾으며 승부를 최종국으로 몰고 갔다.
○반전에 반전 거듭한 짜릿한 우승
우승의 향방이 걸린 최종국에서는 구쯔하오를 상대로 중반부터 조금씩 앞서기 시작했다. 중국 랭킹 1위인 구쯔하오는 막판에 몰린 중압감 때문인지 초반부터 장고를 거듭하다 일찌감치 초읽기에 몰리며 위기를 자초했다.

그러나 대망의 결승점이 보이자 신진서도 흔들렸다. 신진서는 우변 전투에서 실수를 저질러 대마가 잡혀 형세가 역전당하고 말았다.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는 듯했으나 신진서는 다시 뒷심을 발휘했다. 복잡한 패싸움을 걸어 반전을 노린 신진서는 우상귀 백돌을 잡아 다시 형세 균형을 맞췄고, 이후 구쯔하오가 서둘러 패를 잇는 실착이 나오자 벼락같이 큰 곳을 차지하며 재역전에 성공했다.

한국은 신진서의 ‘원맨쇼’에 힘입어 농심배에서 최근 4연패와 통산 16회 우승을 달성했다. 또한 역대 농심배에서 선수층이 가장 두터운 중국의 출전 선수 5명을 혼자 격파하는 기록도 세웠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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