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만 넉달…'불황형 車' 포터 생산 풀가동

입력 2024-02-25 18:09   수정 2024-03-04 16:29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국내 1t 트럭 대표주자인 포터와 봉고 생산 확대를 추진한다. 경기 침체 우려에 따라 ‘불황형 차’로 통하는 두 차종의 수요가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서다. 이를 위해 두 차종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을 생산하는 현대차그룹 계열사는 최대 주 64시간에 이르는 특별연장근로에 들어갔다. 글로벌 공급난이 극심하던 코로나19 이후 현대차그룹 부품업체가 특별연장근로에 들어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올 상반기 최대 생산 방침”
25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변속기를 생산하는 현대트랜시스 지곡공장은 지난 15일부터 특별연장근로에 들어갔다. 현대차 포터와 기아 봉고 LPG(액화석유가스) 후륜 모델에 들어가는 자동변속기 생산 라인이 대상이다. 회사 측은 노조에 “전기차 판매가 주춤하면서 변속기가 필수인 내연기관 수요가 늘었고, 하반기에 경기가 둔화하면 소형 트럭 수요는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대차·기아는 올 상반기 할 수 있는 한 ‘최대 생산’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어서 이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별연장근로는 기업이 업무량 폭증이나 재해·재난, 연구개발(R&D)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 주 52시간을 넘겨 일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직원 동의와 고용노동부 승인을 받으면 1주일에 최대 12시간씩 최대 3개월간 연장근로를 할 수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주 52시간 이내에서 운용하는 휴일 특근만으로는 생산 확대에 대응할 수 없다고 본 것”이라며 “그만큼 큰 폭의 수요 증가를 예상한 것 같다”고 말했다.
LPG 교체 수요에 불황 여파도
요즘 포터와 봉고는 ‘없어서 못 파는’ 지경이 됐다. 이달 1일 기준 포터 출고 대기 기간은 4개월, 봉고는 2~3개월이다. 지난해 11월 포터·봉고 LPG 모델이 출시되기 전만 해도 전기 모델은 2~3주만 기다리면 받을 수 있었다. 수도권의 한 현대차 대리점 직원은 “지난달엔 신차 구매 문의의 절반 이상이 포터였을 정도”라며 “당장 차가 필요하다며 중고차 시장으로 발길을 돌린 손님도 많았다”고 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 1월 포터와 봉고 중고차는 각각 1만1070대, 6393대 거래돼 3위 모닝(3950대)과 격차가 컸다.


대기 수요의 대부분은 LPG 모델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작년 11월 포터와 봉고의 디젤 모델 생산을 중단하고 차세대 LPG 엔진을 얹은 새 모델을 출시했다. 올 1월 1일부터 시행된 대기환경개선특별법에 따라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포터와 봉고가 주로 쓰이는 택배용 차의 경유차 신규 등록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대신 LPG 모델 구매 독려를 위해 기존에 타던 디젤차를 폐차하고 LPG 트럭을 새로 사면 최대 9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른 LPG 트럭 교체 수요가 몰리면서 포터·봉고 LPG 모델은 작년 말 출시 1주일 만에 계약 대수 합산 3만 대를 넘어섰다. 하지만 현대차와 기아가 기존에 계획한 월 생산 대수는 포터 6000대, 봉고 4000대에 불과하다. 수요에 한참 못 미친다.

짙어지는 불황의 그림자도 포터와 봉고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생계형 차로 주로 쓰이는 포터와 봉고는 불황일수록 판매량이 늘곤 했다. 최근엔 비대면 물류 시장 확대로 실직이나 은퇴 후 배달·택배업에 진출하는 사람이 늘면서 소형 트럭 수요는 더 증가했다. 업계에선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올 하반기까지 이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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