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VC, 여기어때 투자금 회수 '재추진'…'양치기' 논란 피하나

입력 2024-02-26 16:41  

이 기사는 02월 26일 16:4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CVC캐피탈이 여행·여가 플랫폼 '여기어때'의 투자금 회수에 돌입했다. 지난해 한 차례 투자 유치를 검토하다 중도하차한 후 재도전에 나섰다. CVC캐피탈의 사실상 유일한 한국 포트폴리오인만큼 제 값을 받기 위해 신중하게 회수작업을 진행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CVC캐피탈이 이번에도 시장을 떠보는 '간보기'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상당하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VC캐피탈은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를 주관사로 선정해 여기어때의 투자금 회수 작업에 나섰다. 매각을 우선 순위에 두고 주관사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 하지만 상장(IPO)도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CVC캐피탈은 2019년에 심명섭 창업자와 JKL파트너스 등으로부터 여기어때 지분 76%를 사들였다. 그 뒤에 지분 5%를 추가로 매입해 보유지분을 81%로 늘렸다.

CVC캐피탈은 여기어때 총 기업가치로 최소 1조5000억원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인수당시의 기업가치(3000억원)의 5배 수준이다. 여기어때는 2022년 미래에셋캐피탈과 산은캐피탈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할 당시 기업가치가 1조2000억원으로 평가됐다.

IB업계에서는 여기어때의 투자금 회수 여부가 CVC캐피탈 한국사무소의 존폐 여부로 직결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5대 PEF로 꼽히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부터 국내에서 △DM푸드 △해태제과 △머큐리 △대유위니아 등에 투자했지만 성과는 낙제점이었다. 2014년엔 1000억원을 투입해 KFC를 인수했지만 2017년 3년만에 반토막인 500억원에 매각했다.

이후 사실상 한국시장에서 '개점 휴업'해오다 2021년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전 대표를 지낸 이규철 대표를 영입해 전열을 재정비했다. 하지만 4년차인 올해까지도 대형 거래에서 성과를 보이지 못하며 매년 '철수설'에 시달려왔다. 본사 특유의 깐깐하고 보수적인 투자심의위원회 문화상 한국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기 쉽지 않았다는 평가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CVC캐피탈 본사 차원에선 동남아시아, 인도 등에서 워낙 성과가 좋다보니 같은 아시아여도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은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이규철 대표가 이끄는 한국팀 입장에선 유일하게 남아있는 한국 포트폴리오인 여기어때의 매각 성과가 어느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CVC캐피탈은 지난해에도 여러 글로벌IB를 소집해 '아이디어'를 제출해달라 독려했지만 구체적인 프로세스로 이어지진 못했다. 이 때문에 IB 사이에서도 "품은 품대로 들고 정작 결정은 못내린다"며 CVC캐피탈 수임을 피하려는 움직임도 관측됐다.

다만 최근들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보복 소비 등 여행·관광 수요가 늘면서 여기어때의 실적이 회복새를 보인 점은 투자 회수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0% 증가한 182억원까지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플랫폼 기업 밸류에이션 전반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진 점은 숙제로 보인다. 지난해 12월에는 총 1000억원을 유상감자 등을 통해 회수해 일부 투자금을 충당하기도 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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