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일환으로 연내 출시를 추진 중인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거래소와 시장 전문가 등이 모여 기업 가치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한 데 모을 예정이라서다.
이른바 '저PBR주'라고 해서 무조건 지수에 포함되진 않을 전망이다. 당국은 이 지수에 기업가치가 이미 우수한 기업, 기업 가치가 우수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을 함께 넣는다는 방침이다. 한국거래소가 자산운용사, 기관투자가,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하고 각종 시뮬레이션을 돌려 종목을 추린다.
금융위 관계자는 "기업가치 우수 기업과 함께 기업가치가 올라갈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을 함꼐 섞어 지수를 구성할 것"이라며 "프로그램 초반엔 시뮬레이션을 통해 기업 가치 상승 여력이 큰 기업 등을 선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수 일부 종목은 '밸류업 기대감'을 토대로 편입한다는 얘기다.
당국은 오는 9월 밸류업 지수를 신설하고, 연내 이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밸류업 가이드라인 공개부터 관련 지수 출시까지 기간이 약 3개월에 그친다는 얘기다. 지수 종목 선정 과정을 고려하면 여유 기간은 더 짧아진다. 평가 요소로 공시만 활용하는 대신 시뮬레이션을 통해 기업 가치 상승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추리려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시일이 촉박한 탓에 올해는 밸류업 지수에 많은 기업이 담기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처음 지수를 만들 때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제출한 많은 기업을 포함시키지 못할 수 있다"며 "초반엔 지수에 들어가지 못한 기업도 1년 뒤 평가를 거쳐서 추가 편입시킬 것"이라고 했다.
종목 유동성도 고려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수가 펀드 운용을 수용할 수 있게 하려면 어느정도 유동성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도쿄거래소의 JPX프라임150지수는 한국 코스피에 해당하는 프라임마켓 상장사 시총 상위 500기업 중 150곳으로 구성돼 있다. ROE가 8% 이상이면서 지분스프레드 적격 기준을 충족한 기업 75곳, 일정기간 PBR이 1배 이상을 유지한 시가총액 상위기업 75곳으로 구성됐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가총액 상위 기업이 지수에서 탈락하기도 했다. 일본 시총 1위 기업인 도요타자동차가 그런 예다. 기업가치 창출 기준을 충족하지 않아 지수에서 제외됐다. 일본 3대 은행인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 그룹(시총 3위), 스미토모 미쓰이 파이낸셜그룹(14위), 미즈호 파이낸셜그룹(28위)도 빠져있다.
대신 전자기기·정보통신·제약 바이오 관련 종목 비중이 높다. 소니그룹이 5.7%, 전자기기 전문기업 키엔스가 4.2%, 일본전신전화공사(NTT)가 3.2%, 도쿄일렉트론과 히타치가 각각 2.5%, 2.4%인 식이다. 제약업체 다케다약품, 다이이치산쿄가 각각 2.4%로 뒤를 잇고 있다.
김소영 부위원장은 "일본이 운영하고 있는 JPX프라임150지수가 다른 지수를 아웃퍼폼(시장 수익률 상회)하는가"라는 질문에 "현재로선 관련 데이터를 갖고 있지 않다"며 "만일 지수 수익률이 낮다고 하더라도 너무 걱정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라고 했다. 기업가치 제고가 장기전이라는 이유에서다.
김 부위원장은 "밸류업 지원방안을 통해 주가가 갑자기 1000포인트 오르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라며 "중장기적으로 꾸준히 계속 오르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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