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논란' 홀덤대회…상금 지급불능 터졌다

입력 2024-02-26 18:14   수정 2024-03-05 16:33

국내 최대 규모의 홀덤(포커 카드의 일종) 프랜차이즈 WFP가 지난달 연 대회 상금 6억원을 입상자들에게 지급하지 않아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급 능력도 확보되지 않은 주최 측이 10억원 규모의 대회를 열고 한국홀덤협회는 이를 방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WFP가 시중에 푼 상위대회 참가권 격인 ‘시드권’ 수십억원어치가 5분의 1 이하 가격으로 폭락하면서 ‘먹튀’ 조짐까지 보인다. 이런 가운데 WFP 관계자들이 작년부터 도박장 개설죄로 경기 성남 수정경찰서에서 수사를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 1월 15일자 A27면 참조
최대 운영사 상금 미지급 ‘일파만파’
26일 한국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WFP는 작년 12월 말 시작돼 지난달 28일 종료한 총상금 10억원 규모의 ‘카이로스 홀덤 대회’에서 1~10등 상위 입상자에게 상금을 주지 않고 있다. WFP는 스포츠홀덤 기업을 표방하는 더홀릭홀덤이 운영하는 홀덤 브랜드로 국내에서 가장 크다.

이 대회 참가자 500명은 1인당 50만~100만원 규모의 시드권(참가권)을 대회 참가를 위해 냈고, 총 50명이 입상했다. WFP 측 공지에 따르면 총 15억원어치의 참가권이 베팅됐다.

대회 참가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WFP 대표 격인 A씨는 대회 이후 입상자에게 상금 일부만 지급하며 민사소송으로 번지는 걸 막고 있다. 이 대회 우승자 상금은 2억2000만원 등 순위에 따라 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입상자들은 상금을 주지 않은 WFP를 성토하고 있다. A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밀린 상금 지급을 위해 개인 자산 매각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 여파로 대회에서 현금 대용으로 쓰이던 WFP 대회 참가권이 장당 8만5000~9만원에서 1만5000~2만원으로 폭락했다. WFP는 장당 액면 10만원 참가권을 발행해왔다.
‘불법 도박’ 논란 시드권 가격 급락
참가권 가격이 내려간 이유는 가치를 믿지 못하는 플레이어 일부가 ‘팔자’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드권은 카카오톡 채팅방 등에서 현금으로 쉽게 사고팔 수 있어 ‘불법 도박’ 논란을 키워왔다. 경찰도 작년 말부터 WFP의 참가권 거래 실태의 위법성 여부를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국민에게 영향이 큰 사안인 만큼 심도 있게 수사 중”이라고 했다.

WFP는 제휴 홀덤펍→중간 규모 대회(총상금 1000만원 안팎)→대형 대회(총상금 1억원 이상)로 이어지는 홀덤 생태계를 구축한 ‘빅3’ 홀덤 브랜드 중 하나다. 일반인은 공식적으로 WFP와 제휴한 소형 홀덤펍 대회에서 우승했을 때만 한두 장의 참가 시드권을 얻을 수 있으나, WFP는 직접 참가권을 시중에 풀어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WFP가 발행한 참가권이 휴지 조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홀덤 플레이어들과 우승자 지급용으로 WFP에서 참가권을 산 수백 곳의 제휴 홀덤펍이 손실을 떠안을 수 있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WFP가 참가권을 마케팅 비용 등의 명목으로 홀덤펍엔 액면가보다 비싼 11만원으로 팔았다”고 설명했다.

WFP는 미지급 사태 이후로 추가 대회를 열지 못하고 있고, 서울 논현동에 대형 대회장을 조성하는 사업도 사실상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플레이어는 “상금 미지급은 기업의 부도와 마찬가지”라며 “참가권을 현금으로 거래할 수 없다면 해당 대회에 참가할 이유도 없다”고 했다.

현재 또 다른 대형 홀덤프랜차이즈인 B사와 C사 등이 같은 방식으로 도심 호텔 등에서 상금 수억원 규모의 대회를 진행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5일에만 1000만원 이상 상금 지급을 약속한 대회가 전국적으로 10개 열렸고, 총상금은 22억원 수준이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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