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당근 빨리 주세요"…목소리 높이는 증권업계

입력 2024-02-27 14:33   수정 2024-02-27 16:34


국내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의 윤곽이 드러났다. 금융투자업계에선 가이드라인 확정 시점을 앞당겨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발표가 늦어질수록 시장에 혼란이 가중될 것이란 분석에서다.

27일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밸류업 지원 방안이 발표됐다. 당국은 기업가치 우수 기업에 자금이 유입될 수 있도록 관련 지수 및 상장지수펀드(ETF)를 연내 출시하고 상장사들이 스스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세워 공시하도록 유도한다. 다만 밸류업 지원 방안의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밸류업 지원 방안의 세부 내용은 오는 5월 2차 세미나를 거쳐 6월 확정될 예정이다. 거래소는 이달부터 전담 조직과 자문단을 운영해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다. 전날 브리핑에서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세제 지원 규모, 집중 지원 대상 등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센터장은 "일본은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장기간 추진했지만 국내선 그렇지 않아 단기간에 파격적인 정책을 발표하긴 어려웠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본 정부는 10여년 전부터 기업 밸류업 관련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도쿄증권거래소(JPX)도 2022년 4월 기존 5개 시장을 3개로 통합하는 '시장체제 개편'을 시작으로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중장기적인 방향은 긍정적이지만 정부가 제시한 가이드라인 확정 시점은 너무 늦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근책'이 발표되기 전까지 시장은 기대감만을 반영해 우왕좌왕할 것이란 우려에서다. 지난달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한다고 밝힌 후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를 중심으로 변동성이 커졌다. 저PBR주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수혜주로 꼽히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김대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2차 세미나가 5월에 예정된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저PBR 테마주는 소강 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짚었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정부는 모범 답안을 알고 있는데, 시간을 끄는 건 시장의 불확실성만 키울 것"이라며 "해외 투자자 대상 로드쇼, 연기금·상장사 의견 청취는 길어도 2개월이면 충분히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견 수렴 기간이 길어지면 잡음이 섞일 우려가 있기에 늦어도 4월에는 금융 당국이 가이드라인을 확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업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당근'의 내용도 중요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지원 방안을 기업 입장에선 충분히 강제적인 조치로 인식할 것"이라며 "자사주 소각 시 법인세 혜택을 제공하는 등 세제 지원이 발표되면 상장사도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투자자에 상세히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원칙), '밸류업 지수'에 주목한 전문가도 있었다.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이 기업에 투자할 때,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고려하도록 스튜어드십 코드에 반영해야 한단 주장이다. 이충헌 밸류파인더 대표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발표되고, 이를 추종하는 ETF가 출시되면 상장사들은 지수에 편입되기 위해 노력하게 될 것"이라며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고려하면 상장사들은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밸류업 지원 방안과 함께 법 개정도 추진돼야 한단 분석도 제기됐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밸류업 지원방안 같은 연성규범을 추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반주주 보호 강화 차원에서 법·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양근모 오르비스투자자문 대표는 "저평가 해소를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상법, 세법의 개정"이라며 "법이 실효성 있게 개정되면 지수 레벨이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시장에선 상법과 세법에 각각 등기임원의 책임 강화와 주총 내실화 추진, 배당 소득세 감면과 분리 과세 내용이 담기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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