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이해찬도 뿌리쳤다…민주, 심리적으론 이미 분당

입력 2024-02-27 18:31   수정 2024-02-28 00:53


“이해찬 상임고문의 마음이 완전히 떠났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이해찬계로 분류되는 한 인사가 27일 전한 말이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서울 중·성동갑 공천이 이슈가 된 이달 초부터 이 상임고문은 이재명 대표에게 임 전 실장의 공천을 직간접적으로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날 임 전 실장에 대한 컷오프(공천 배제)가 결정되면서 이 상임고문이 강한 실망감을 나타냈다는 것이다.

이는 이 대표가 민주당 내 원로그룹과의 관계를 완전히 단절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4월 총선에 임하는 민주당의 총선 전략도 완전히 꼬이게 됐다.
이재명에게 등 돌리는 이해찬
이 상임고문은 문재인 전 대통령을 제외하고 당내 영향력이 가장 큰 원로로 꼽힌다. 노무현 정부에서 국무총리, 문재인 정부에선 당 대표를 지내며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을 대표하는 인사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이 대표가 2022년 대선 후보로 나서고, 같은 해 당 대표로 선출되는 과정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른바 ‘이해찬계’ 의원들은 대선 경선이 본격화된 2021년 여름부터 이재명 캠프에 합류해 힘을 실었다.

2021년 초까지만 해도 조직력에서 앞선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를 이 대표가 꺾을 수 있었던 것도 이해찬계의 조직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상임고문이 이 대표의 ‘멘토’로까지 불린 이유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정권 재창출이 무엇보다 중요했던 이 상임고문은 전략적으로 이 대표에게 힘을 실었다”며 “지방자치단체장 출신으로 당내 조직력이 필요했던 이 대표가 이 상임고문이 내민 손을 잡으며 한배를 탔다”고 둘의 관계를 설명했다.

하지만 27일 민주당이 임 전 실장을 컷오프하며 둘의 관계가 파국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표가 이 상임고문의 요구를 사실상 무시했다는 것이다. 이는 민주당 내 원로그룹과 이 대표가 완전히 척을 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달 중순 정세균·김부겸 전 총리는 이 대표가 중심이 된 민주당 공천 방향에 강한 우려를 표시한 바 있다. 권노갑·정대철 등 다른 원로그룹도 함께 성명을 내고 이 대표를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총선 전략도 차질
이 상임고문을 비롯한 원로그룹의 이탈은 친문 지지층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 친민주당 성향 지지층이 양분되며 지역에서 3자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 당장 이날 탈당을 선언한 설훈 의원(경기 부천을)과 박영순 의원(대전 대덕)은 총선 출마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영주 국회부의장도 무소속 출마가 예상된다. 이들이 친민주 성향의 무소속 연대를 결성하거나 새로운미래에 들어가 민주당 후보와 맞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수도권과 충청권 격전지에서 민주당 지지표가 분산되면 국민의힘이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다.

진보당 등과 ‘반윤석열 연대’를 하려던 비례대표 연합 전략도 차질을 빚고 있다. 민주당이 진보당에 양보한 지역구(울산 북구) 현역인 이상헌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27일 결정으로 민주당의 총선 승리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며 “민주당 의석이 110석까지 쪼그라들 수도 있다”고 했다.

한재영/김종우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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