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에서 아파트 나온 게 20년이 넘었다고?"

입력 2024-03-03 11:56   수정 2024-03-03 11:57

인천의 한대학 교수인 김모 씨는 인천 송도에서만 17년을 살았다. 두 자녀의 초중고를 모두 송도에서 보냈다. 장성한 아들은 군대에 가 있고, 딸은 대학에 다니면서 유학을 준비하고 있다. 김 씨는 "아이들이 크고 집도 낡다 보니 이사하고 싶다"면서도 "멀지 않게 새집을 가려다 보니 주변에 분양 아파트를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의 강남'으로 불리는 송도국제도시에서 아파트가 공급된 지 20년이 넘었다. 화려한 외관과 쭉쭉 뻗은 도로만 보면 이제 막 지은 '신도시' 느낌이지만, 김 씨와 같이 초창기에 아파트를 분양받은 주민들은 '정겨운 동네'나 다름없다. 강남이 처음 조성될 때 그랬듯 송도도 김 씨와 같이 오래된 토박이들이 봤을 때는 발전하는 걸 체감하는 지역이다.

그는 "초창기에 같이 이사 온 동네 분들이랑은 유대감이 남다르다"며 "뻘밭에 아파트만 수천채 있었을 때 같이 물어가면서 애들 키우고 그랬다"고 회상했다. 이어 "몇 년 전에 10억, 15억 아파트값이 넘어갈 때는 '뭔가' 싶었다"면서도 "이젠 송도 개발이 완성형이 되어가고 있다 보니 늦기 전에 새 아파트로 갈아탈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송도에서 아파트 분양공고가 난 건 2002년 12월 말이었다. 당시 한국경제신문에도 몇차례나 밀렸던 아파트가 본격 공급된다는 기사를 실었다. 풍림산업이 5개 블록에서 3334가구를 공급했는데, 이 아파트들이 송도국제도시 초입에 몰려 있는 '풍림아이원' 아파트 단지들이다. 2003년까지 분양이 이어져 7000여가구가 주인을 찾아가면서 송도의 기틀을 잡게 됐다.

송도 토박이들과 초창기 아파트의 세입자인 주민들이 눈여겨보는 지역이 있다. 바로 송도 11공구다. 송도 11공구는 송도국제도시 총 11개공구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이고,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다. 현재 송도 거주자 중 서울로 이동하게 되면 송도 바이오대로를 주로 이동하는데, 11공구는 바로 초입에 있다.

송도 11공구에는 1만8666가구의 주거시설이 들어설 계획이다. 이는 3기 신도시인 부천대장(1만9000호), 인천계양테크노밸리(1만7000호)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무엇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2캠퍼스를 비롯해 롯데바이오로직스, 연세대 국제캠퍼스 2단계, 인하대 오픈이모베이션 캠퍼스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학업시설과 일자리가 동시에 조성돼 자족기능을 갖추게 될 전망이다.

이러한 분위기다 보니 최근 모델하우스를 개관한 ‘송도자이풍경채그라노블’에 관심이 높다. GS건설과 제일건설이 시공사로 5개 단지에 걸쳐 총 3270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단지별 아파트 세대수는 △1단지 469가구 △2단지 548가구 △3단지 597가구, 오피스텔 271실 △4단지 504가구 △5단지 610가구, 오피스텔 271실 등이다.

다만 온라인이과 오프라인의 반응은 다소 차이가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두말할 게 없다. 실수요자들은 되레 "5개 단지인데 청약을 두 군데밖에 못 해서 아쉽다"는 반응이다. 이번 분양에서는 1·2단지와 3·4·5단지의 당첨자 발표일이 달라 두번의 기회가 있다. 최근 청약 시장에서는 규제들이 대부분 풀어졌고, 여러 군데 청약을 넣는 것도 수월해졌다. 하지만 이번에 11공구 첫 분양은 2곳에만 청약이 가능하고, 먼저 당첨이 되면 당첨자 발표일이 늦은 단지의 청약은 자동 소멸된다. 상담석에서 실수요자들의 상담이 길어지는 이유도 만큼 '옥석 고르기'에 나서고 있어서다.

온라인에서는 평가가 제각각이다. 최근의 시장 상황과 분양가, 11공구에서의 미래가치 등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가장 많은 비판은 "11공구 분양받을 바에는 O공구 OO아파트 사겠다"는 글들이다. 그도 그럴 것이 송도국제도시에서 분양된 아파트의 분양권 웃돈(프리미엄)이 하락한 데가 실거래가도 내려갔기 때문이다.

최근 분양이 넘쳤던 시절은 2022년 상반기였다. 당시 송도랜드마크시티로 불리는 6공구에서 분양이 활발했는데, 당시 분양가는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9억원을 넘었다. 입주 중이었던 8공구 일대의 아파트들도 10억원이 넘게 거래되면서 송도는 10억원이 기본인 시절이었다. 그러다가 금리상승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분양권 거래는 뜸해진 상태다. 온라인상에서 떨어진 송도 집값을 빗대어 '분양받는 건 손해'라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모델하우스를 방문하는 실수요자들의 생각은 다소 달랐다. 송도국제도시 규모가 커진 만큼 생활권이 다르다 보니, 별개의 생활권이라고 설명한다. 송도동의 A 공인중개사는 "송도국제도시가 조성된 지 20년이 넘었고, 인구도 20만명을 넘었다"며 "공구별로 아파트별로 선호하는 매수자와 세입자도 제각각이다. 송도 새 아파트를 싸잡아서 '맞다·아니다'로 가를 시기는 지났다"고 말했다.

자녀들이 있으면 학원가가 조성된 시범단지격의 풍림쪽이나 센트럴파크에서도 하버뷰쪽에서 집을 구한다는 설명이다. 자금 여유가 부족한 와중에 송도에 진입하려면 풍림쪽을 선호하는데, 그만큼 '가성비'가 높아서라고 했다. 풍림아이원1단지에 세입자로 사는 송모 씨는 "오래된 아파트라고 해도 서울에 비하면 정말 양호한 수준"이라며 "조용하고 학교, 학원, 상가 등 없는 게 없는 데다 무엇보다 30평대를 3억원대에 전세로 들어올 수 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송도동의 B공인중개사는 "송도·인천이 생활권이고 오션뷰를 선호하면 서해 쪽 새 아파트 쪽으로 이동한다"며 "서울 출퇴근 고려하면 아무래도 11공구를 눈여겨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분양가도 9억원을 안 넘는데다 발코니 확장도 기본 제공이라던데, 최근 분양가 상승 흐름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조건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관심은 방문으로 이어졌다. GS건설에 따르면 연휴동안 모델하우스를 비롯해 홈페이지 및 유튜브 방문자가 수만명을 기록하고 있다. 개그맨 황현희·정경미가 출연해 사전에 공개된 영상은 조회수 11만회를 넘었고, 배우 신현준·정준호가 소개하는 모델하우스 영상은 5만회 이상이 재생됐다.

분양 관계자는 "아무래도 시장 분위기상 청약자들에게 최대한 유리하게 분양조건을 여러혜택을 제공했다"며 "규제도 거의 없다보니 기존 송도 거주자들의 만족도도 높다"고 말했다. 송도자이풍경채그라노블은 계약금 10%를 1, 2차 분납제로 하고, 1차 계약금은 5%를 적용했다. 전 타입 발코니 무상 확장 혜택도 제공한다. 일반공급 청약 요건은 청약통장 가입 기간 12개월 이상, 지역별, 면적별 예치금을 충족한 만 19세 이상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 거주자이면 보유 주택 수와 세대주 여부 관계없이 1순위 청약이 가능하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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