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 2형당뇨 유전적 특성 규명

입력 2024-02-28 15:27   수정 2024-02-28 15:28



만 20세 미만에 일찍 생긴 2형 당뇨는 성인이 된 뒤 발병한 당뇨와 유전적으로 특성이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내 연구진이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팀이 세계 최대 규모 소아 청소년 2형 당뇨 유전체를 분석해 얻은 결과다.

곽수헌 서울대병원 교수팀은 제이슨 플라닉 보스턴어린이병원 교수, 하버드대,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 등과 함께 소아청소년 2형 당뇨 환자 3005명의 유전체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2형 당뇨는 혈당 조절 능력이 떨어져 혈중 포도당 농도가 정상보다 높아지는 질환이다. 대표적인 성인병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엔 20세 미만 환자도 증가하는 추세다. 질환이 진행할수록 혈당 조절이 어렵고 합병증 위험이 높아진다. 소아·청소년기에 발병하면 더 신경써서 관리해야 한다.

소아청소년 2형 당뇨 환자는 성인보다 가족력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이 때문에 유전적 요인이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연구팀은 이런 가설 등을 토대로 소아청소년 2형 당뇨의 원인 유전자 변이를 파악하기 위해 환자군과 대조군 1만2000여명을 대상으로 전장 엑솜 염기서열 분석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환자군 10명 중 2명(21.2%)이 당뇨 발병 위험을 3배 이상 높이는 원인유전자를 갖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했다.

당뇨 원인 유전자 변이는 흔하지만 유전적 영향력이 높지 않은 다빈도변이, 상당히 드물지만 유전적 영향력이 강한 희소변이, GCK·HNF1A 등 당뇨 유발하는 희귀 유전자가 영향을 주는 단일유전자당뇨 희소변이로 구분된다.

연구팀이 유전자를 보유한 21.2%의 환자를 다시 이런 유형에 따라 나눠봤더니 단일유전자당뇨 희소변이를 갖고 있는 환자는 2.4%, 단일유전자당뇨와 관련없는 희소변이는 3.4%, 다빈도변이는 12.6%, 다빈도변이와 희소변이를 함께 보유한 환자는 2.8%였다.

단일유전자당뇨 희소변이가 비교적 많다는 것은 소아청소년 2형 당뇨 환자들이 성인과는 다른 유형의 당뇨를 앓고 있다는 의미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단일유전자당뇨는 먹는 약으로 치료할 수 있거나 아예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환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형적인 2형 당뇨와는 다르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그동안 의료 현장에서 당뇨는 증상을 기준으로 구분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정확한 당뇨 진단과 치료를 위해 유전학적 접근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연구팀이 추가 분석했더니 같은 종류의 유전자 변이라도 성인보다 소아청소년에서 2형 당뇨를 유발할 위험이 더 높아졌다.

다빈도 변이가 실제 당뇨 발병에 미치는 영향력은 성인보다 소아청소년에서 3.4배 높았다. 희소변이는 5배 높았다. 소아청소년 2형 당뇨는 성인보다 상대적으로 유전적 요인이 중요하다는 의미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소아청소년 2형 당뇨의 임상적 특징은 유전자 변이 빈도에 따라 달라졌다. 다빈도변이 보유 환자는 성인 2형 당뇨 환자들이 흔히 호소하는 인슐린 저항성이 나타났다. 희소변이 보유 환자는 발병 연령이 좀더 어렸다.

비만 관련 MC4R·ATXNL 유전자, 인슐린 분비 관련 HNF1A 등의 유전자는 소아청소년 2형당뇨 발병과 연관이 있다는 것도 이번 연구를 통해 새롭게 입증됐다.

이번 연구 논문의 1저자인 곽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이전까지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던 소아청소년 2형 당뇨의 유전적 구조에 대한 이해를 크게 확장할 수 있었다"며 "당뇨뿐 아니라 다른 만성질환도 이런 유전학적 접근 방식을 통해 질병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대사(Nature Metabolism) 최신호에 실렸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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