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출산율 뚝…예비간호사들, 해외로 분만실습

입력 2024-03-04 17:38   수정 2024-03-12 16:17

김은진 경인여대 간호학과 교수는 지난 1월 말 간호학과 3~4학년 여섯 명을 데리고 8일간 필리핀 클라크와 앙헬레스에 있는 의료센터에 임상실습을 다녀왔다. 예비 간호사들이 제왕절개 수술과 정상분만 과정에 참여하는 실습을 하기 위해서다. 졸업을 앞둔 간호학과 학생의 해외 원정 임상실습은 국내에서 처음이라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국내 출산율이 급락해 자체 병원이 없는 대학의 간호학과 학생 임상실습에 비상이 걸렸다. 학교 인근 대학병원과 산부인과 전문병원에서 제왕절개 수술, 분만 진료가 확 줄어들어 학생들의 임상실습 기회도 감소했기 때문이다. 예비 간호사는 이론교육과 실무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해 현장 임상실습 과정을 거쳐야 한다.

지방의 한 보건대학 간호학과 교수는 “출산율이 급격히 떨어지기 전에는 대형 산부인과에서 하루 5~6건의 출산 수술이 있었지만 최근엔 하루에 1건도 없는 때가 있다”고 말했다.

경인여대가 전문대학 혁신지원사업 일환으로 필리핀에 다녀온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저출산 문제로 국내 임상실습이 어려워지자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간 연수이기도 하다.

학생들은 클라크병원에서 제왕절개 수술에 참여하고 앙헬레스메디컬센터에서 정상분만 과정을 지켜봤다. 또 △임상 실무영어 수업 △모성 간호학 관련 의학용어 수업이 이뤄졌다. 제왕절개 및 분만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서 ‘국내 실습보다 낫다’고 평가한 학생이 적지 않았다고 학교 측은 설명했다.

대학 연계병원이 있으면 그나마 간호대 학생들이 분만 임상실습에 참여할 기회가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갈수록 실습 기회를 얻기 힘들다는 게 대학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김 교수는 “동남아시아 실습에는 항공, 숙박, 식사비 등 1인당 200여만원이 필요하다”며 “더 많은 학생이 비용 일부만 부담해 다양한 임상실습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 정책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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