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시장 2위’를 둘러싼 논란이 사그라들 전망이다. 정부가 이달부터 이동통신 가입 현황 통계를 발표하는 기준을 바꾸기로 했다. 이동통신의 대표성을 띤 휴대폰 회선 수를 따로 분류하는 식이다.
이동통신 가입 현황 통계 기준을 바꾸는 것은 2019년 이후 처음이다. 통신 업계에선 요즘 이 통계 기준이 중요 쟁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9월 이동통신 가입 회선 수 총계에서 ‘만년 3위’로 불리던 LG유플러스가 88만3547개 차이로 KT를 역전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들의 순위가 바뀐 것은 1996년 LG유플러스 창립 후 27년 만이다.
해당 통계를 두고 업계에선 ‘누가 진정한 2위냐’를 두고 기싸움이 벌어졌다. KT는 “휴대폰으로 대표되는 이동통신 가입 현황을 제대로 보여주는 통계가 아니다”라며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흔히 ‘이동통신=휴대폰’으로 여기지만, 과기정통부가 통계에서 다룬 이동통신 회선의 범주는 넓다는 게 주된 주장이다. 통계에 포함된 사물지능통신은 시설물 감시 및 원격 검침하는 원격관제, 무선결제(카드결제), 차량관제 회선 등을 아우른다.
일반 소비자용 휴대폰 회선만 놓고 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순의 1~3위 체제는 그대로라는 게 KT 측 주장이다. LG유플러스는 “종전까지 문제 삼지 않았던 통계 기준을 순위가 뒤집혔다고 부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맞서왔다.
또 과거에 비해 사물지능통신 규모가 커진 데 따라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봤다는 전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흐름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방향으로 통계 기준도 바꾸기로 한 것”이이라고 설명했다.
통계 기준이 바뀌는 데 따라 이동통신 시장 2위를 둘러싼 논란은 잠잠해질 전망이다. 그렇다고 ‘이동통신 2위’라는 수식어를 사수하게 된 KT가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 전체를 놓고 보면 LG유플러스가 사물지능통신 시장 경쟁력을 높이면서 무선통신 시장 입지를 위협하고 있어서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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