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도 안심 못한다…알리 2위·테무 4위 "中쇼핑앱 대공습"

입력 2024-03-06 16:27   수정 2024-03-06 17:20


중국 알리바바의 해외 직접구매(직구)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를 비롯한 중국 e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가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초저가를 내세운 알리와 테무 등 중국계 쇼핑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자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네이버·쿠팡 등 국내 e커머스 선두주자도 중국 쇼핑앱 공세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中 커머스 전방위 공세…알리 등 사용자 역대 최대
지난달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 테무, 쉬인 등 중국 e커머스 업체 쇼핑앱의 국내 이용자 수가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세 곳의 사용자수는 1년 사이 두 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6일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이하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달 알리 앱의 한국인 스마트폰 사용자 수는 지난해 2월(355만명)보다 130% 늘어난 818만명으로 2016년 집계 이래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7월 국내 버전을 출시한 중국 쇼핑앱 테무 역시 앱 사용자 수가 581만명으로 최대치를 경신했다. 쉬인도 68만명으로 1년 전보다 386% 급증해 역시 최대치를 새로 썼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종합몰 앱 순위에서도 중국 쇼핑앱의 잠식이 두드러진다. 알리는 지난달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종합몰 2위에 올라 11번가(사용자 수 736만명)를 제쳤다. 테무(581만명) 또한 4위에 올라 G마켓(553만명) 티몬(361만명) 위메프(320만명)를 앞섰다.

이커머스 강자인 쿠팡(3010만명)이 1년 전보다 사용자 수가 57만명 늘어나 사용자 수 1위를 지켰으나 8위권 내에서 국내 쇼핑앱은 모두 사용자 수가 감소세를 보였다.


단순 합산 기준이지만 알리 테무 쉬인 3사의 총 사용자 수는 1467만명에 달해 쿠팡 사용자 수의 절반에 육박했다.

와이즈앱 측은 "종합몰 상위 8위 중 알리와 테무, 쿠팡만 1년 전보다 사용자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조사는 국내 안드로이드·iOS 스마트폰 사용자 표본 조사를 기반으로 추정한 수치로, 웹사이트 사용자를 포함한 실이용자 수는 해당 순위와 차이가 날 수 있다.
"네이버·쿠팡 등 국내 e커머스 선두주자 안심 못해"
알리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은 초저가 상품을 무기로 세를 불리며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중국 쇼핑앱 초저가의 비결은 통·부관세 면제와 KC인증 의무 면제 등으로 인한 비용 절감이 꼽힌다. 알리를 비롯한 중국 쇼핑앱들은 해외직구 방식으로 판매자(셀러)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만큼 150달러 이하의 제품은 사실상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한 KC인증 의무 등이 면제돼 관련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여기에 더해 알리는 최근 입점·판매수수료 면제 혜택을 내걸고 한국 브랜드 유치에 나섰다. 지난해 10월 론칭한 한국 상품 판매 채널 '케이베뉴'(K-베뉴) 입점 국내 판매자에게 당분간 입점 수수료와 판매수수료를 면제하는 조건으로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애경, 유한킴벌리 등을 판매자로 확보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해 배우 마동석을 광고모델로 기용하고 '5일 무료배송' 등을 내세워 국내 시장을 잠식했다. 알리와 테무 등 쇼핑 앱의 공세에 지난해 중국 해외 직접구매(직구)는 121.2% 급증한 3조2872억원에 달해 처음으로 국내 해외직구 1위 국가에 오르기도 했다. 여기에 이어 한국 판매자를 확보하며 쿠팡을 비롯한 한국 e커머스 강자에 대한 공세를 펼치고 나선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이커머스 선두주자들 역시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특히 쇼핑몰별 주요 쇼핑 구매 품목 중 중국 쇼핑앱과 겹치는 품목이 많은 네이버쇼핑이 단기적으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네이버쇼핑의 주요 쇼핑 구매 품목은 패션 의류, 스포츠·레저용품, 자동차용품 순으로 나타났고, 쿠팡의 경우 생활용품·식료품 등 구매가 상대적으로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국내 이커머스 성장률 둔화에도 중국 직구 플랫폼 거래액(GMV)은 빠르게 증가했고, (국내) e커머스 판세에 변화를 미칠 수 있다"며 "(주력 상품군을 고려하면) 단기적으로는 네이버 쇼핑이 중국 직구 플랫폼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고 알리가 신선식품, 가공식품까지 상품군 확장이 빠르게 가능할 경우, 해당 상품군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쿠팡 역시 추후 영향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정위, 알리 현장조사…사용자 늘며 소비자 불만 급증

중국 e커머스의 공세 속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표주자 격인 알리의 소비자 보호 의무 위반 의혹에 대해 조사하고 나섰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주 알리익스프레스의 국내 법인 알리코리아의 서울 중구 사무실에 조사관을 보내 소비자 분쟁 대응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는 알리가 전자상거래법상 규정된 소비자 보호 의무를 다했는지에 대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초저가로 물건을 판매하는 알리는 배송과 제품 상태, 이른바 짝퉁 등 가품 문제에 대해 민원 문제가 꾸준히 지적돼 왔다. 전자상거래법상 통신 판매 중개 사업자인 알리는 소비자 불만이나 분쟁 해결을 위한 인력이나 설비 등을 갖춰 대응해야 하지만 그동안 국내에 고객센터를 운영하고 있지 않았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연맹에 접수된 알리 관련 소비자 불만 건수는 465건으로 전년(93건)의 다섯 배로 급증한 상태다. 새해 들어서도 약 한 달 만에 150여 건 접수돼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소비자 불만 유형별로는 광고와 다른 배송 지연·오배송·상품 누락·배송 중 분실 등 계약불이행이 전체의 절반(46%·226건) 가량을 차지했다. 예상 배송 기간 내에 배송되지 않아 주문을 취소했지만 반영되지 않았거나, 약속한 무료 반품을 이행하지 않는다는 불만이 주를 이뤘다. 계약해제·해지 이후 환불 거부 등도 143건(31%)이었으며 제품 불량 및 파손, 가품 등 품질 불만 역시 82건(18%)에 달했다.

소비자연맹은 "(일부 판매자는) 소비자가 물품을 반품하고 운송장을 보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판매자가 반품된 물품이 없다고 하거나 다른 물품이 반품됐다고 주장하는 문제도 있었다"며 "소비자 불만 처리를 위해 알리 측에 수차례 통화 시도 끝에 연결됐지만 구매자 본인이 아니면 확인해 줄 수 없다며 소극적 태도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알리는 최근 기업간거래(B2B) 전용몰 '알리익스프레스'의 한국어 웹사이트를 구축하며 B2B 시장까지 영역 확장에 나섰다. 알리익스프레스 역시 원화 결제 서비스가 가능한 구조다.

차윤지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알리가 직구로 쿠팡과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시장에서 경쟁하기에는 투자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알리바바의 의도는 애초부터 B2B였다고 본다"며 "중국에서 물건을 사입하는 셀러가 최근 크게 줄었으나 다시 증가할 수 있고, 국내 e커머스 시장은 더욱 파편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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