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프트에 40억 뒷돈 준 못된 나라"…주변국 잔뜩 뿔났다

입력 2024-03-06 15:12   수정 2024-03-06 15:21



싱가포르가 동남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미국 싱어송라이터 테일러 스위프트의 월드투어를 유치한 것을 둘러싸고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원국들의 반발이 거세다. 스위프트 측에 뒷돈을 안겨주고 독점 계약을 맺어 주변국들로 분산될 수 있었던 관광 수익을 모조리 빨아들이고 있다는 비판이다.

CNN 등에 따르면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5일(현지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아세안-호주 특별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싱가포르가 스위프트와 동남아 지역 독점 공연 계약을 맺은 것이 “매우 성공적인 합의였으며, 주변국에 대한 적대 행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리 총리는 “(우리는) 스위프트에게 일정한 인센티브를 제공했고, 거래가 성사됐다”며 “우리가 그런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면 스위프트가 동남아 다른 국가로 왔을까? 아마도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싱가포르 정부는 동남아 다른 국가에서 공연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스위프트 측에 최대 300만달러(약 40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는 지난 2월 16일 방콕에서 열린 비즈니스포럼에서 공연 주최사인 AEG로부터 이런 사실을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정부는 재정적 대가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지급액이나 합의 조건 등은 밝히지 않고 있다.

스위프트의 콘서트에서 창출되는 경제적 효과가 싱가포르에 집중되고 있는 것을 두고 인접국들은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조이 살세다 필리핀 하원의원은 “좋은 이웃은 그런 일을 하지 않는다”며 싱가포르를 저격했다. 그는 싱가포르가 “아세안의 핵심 원칙인 연대와 합의를 깼다”며 필리핀 외교부가 공식적으로 항의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타임지는 스위프트 이슈가 “남중국해 갈등, 미얀마 인도주의 위기 등 아세안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들을 압도했다”고 평했다.

스위프트의 여섯 번째 월드투어인 ‘디 에라스 투어’는 역대 최고 수익을 올린 것으로 평가된다. 싱가포르에서만 30만장 넘는 입장권이 팔려나가며 의 6회차 공연이 모두 매진됐다. 메이뱅크증권은 싱가포르 콘서트 관람객의 70%가 외국인이며, 이들이 최대 3억7000만달러(약 4935억원)를 지출할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로 이달 1~9일 싱가포르행 항공편 운항 횟수는 186% 증가했고, 숙박 예약 건수도 다섯 배 가까이 늘어났다. HSBC의 윤 리우 이코노미스트는 에라스 투어가 “싱가포르 국내총생산(GDP)의 최대 10%만큼의 경제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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