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실이요? 유튜브 보고 혼자 잘라요"…임창정도 날벼락 [신현보의 딥데이터]

입력 2024-03-06 21:00   수정 2024-03-07 07:23

"첫달에는 지인들이 도와줘서 겨우 버텼는데 이후부턴 월세도 겨우 내고 무서워요. 공급이 너무 많아서 30%는 폐업해야 나머지가 '연명'한다는 말도 있을 정도예요."

최근 이용업 자영업자들이 몰린 커뮤니티에서는 이러한 하소연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1년 만에 가게를 정리하게 됐다는 헤어 디자이너 A씨는 "당근이나 중고나라 같은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앱)에 염색약을 올려도 팔리질 않는다"고 토로했다.

최근 이용 업계가 '죽상'이다. 고물가, 유튜브를 비롯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발달, 다이슨 등 고급 드라이기의 보편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폐업 리스크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곧 터질 게 터진다"

6일 한경닷컴이 행정안전부 지방인허가에서 이용업 데이터를 가공해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국 이용업 폐업률은 6.95%로 집계됐다. 2014년에 6% 중반이던 이 지표는 지난 10년 간 6% 후반에서 움직이고 있다. 특히 서울의 이용업 폐업률은 매해 전국 폐업률을 웃돌고 있다.

행안부에 따르면 이용업은 이발소와 같이 머리 또는 수염을 깎거나 다듬는 등 방법으로 용모를 단정하게 하는 업소를 말한다. 폐업률은 따로 통계가 발표되지 않는다. 한경닷컴은 폐업률을 파악하기 위해 폐업 업체 수를 총 업체 수(영업업체+폐업업체)로 나누어 계산했다. 폐업률 지표는 자영업 추이를 파악하는 데 의미가 있다.

최근 10년 간 지표가 6%대 후반을 기록하며 비슷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용업 자영업자들은 "곧 터질 게 터진다"며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수년간 버텼던 이용업체들이 줄폐업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고물가·유튜브·다이슨의 '3박자'
실제 최근 경기도 판교 지역 맘카페에서는 지역 내 미용실이 회원들의 이용권 금액을 '먹튀'(먹고 튀다)한 후 폐업했다는 글이 게재돼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해당 미용실은 과거 임창정이 방송 등을 통해 자신이 차릴 미용실이라며 적극적으로 홍보했던 곳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논란이 일자 임창정 측은 "고향 친구를 돕기 위해 투자했다가 오픈 몇 개월 뒤 투자금을 돌려받고 초상과 이름을 배제하는 조건으로 정리했다"고 해명하는 일도 있었다.

영등포구에서 헤어샵을 운영하는 B씨는 "거의 십수 년 째 미용실을 운영하는 데 올해 같은 1월은 없었던 것 같다"며 "이젠 남자든 여자든 다들 집에서 유튜브 보고 혼자 하나 보다"라고 하소연했다.

실제 유튜브에서는 남자든 여자든 스스로 머리카락을 자르거나 스타일링할 수 있는 방법을 공유하는 글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유튜브를 보고 혼자 머리카락을 자르기 시작했다는 30대 남성 C씨는 "남자들은 자주 자르면 최소 한 달에 한 번은 가야 하는데 최근 헤어샵들 비용도 너무 올라 고정비 부담이 너무 늘었다"며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조금씩 익숙해져서 혼자 자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20대 여성 D씨는 "좋은 드라이기를 쓰기 시작하면서 굳이 미용실에 갈 필요가 없어졌다. 특히 여자들은 대단한 변화를 주지 않는 이상 미용실에 쓰는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고 전했다.

실제 이용업의 위기는 비싼 비용, 포털을 통한 셀프 헤어컷 비법 확대, 고급 드라이기 보편화 등이 맞물린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특히 최근같이 고물가 압박이 커진 국면에서는 혼자 집에서 자를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한데 비싼 돈을 주고 미용실에 갈 요인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헤어샵이 살아남으려면 남자 소비자는 양으로 승부를 봐야 하고, 여성은 질적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며 "그렇지만 비용이 너무 오르고, 다이슨 같은 기기의 출현에 더해 집에서 혼자서 유튜브나 틱톡 등을 보고 충분히 머리카락을 관리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고 분석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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