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160cm·몸무게 30kg대 인증"…조회수 폭발 영상에 '경악'

입력 2024-03-09 19:15   수정 2024-03-09 19:39


라면 5봉지, 치킨 두 마리, 생크림 빵, 카스텔라, 고추장찌개, 떡볶이 등 유튜버 A씨의 영상에는 위 음식을 끊임없이 먹는 모습이 담겨있다. 해당 영상의 조회수는 지난 7일 기준 360만회를 돌파했다. 또 다른 유튜버 B씨는 폭식으로 인해 3일 만에 몸무게가 10kg 이상 늘었다며 지난 3일간 먹은 음식들을 공유했다. 이 영상의 조회수는 122만회에 달한다.

이외에도 키 160cm에 몸무게 30kg 대를 인증한 영상, 먹토(먹고 토하기)를 주제로 입에 음식을 밀어 넣는 영상 등 식이장애와 관련한 콘텐츠들이 기록적인 조회수를 보이고 있다.

유튜브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유해 콘텐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튜브는 지난해 자살, 자해, 섭식 장애에 대한 정책을 공지하는 등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으나, 여전히 관련 영상이 게시되고 있어 회사 측 조치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0대 97% 보는 유튜브…유해 콘텐츠 5년간 1만7667건

지난 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이 방송심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방심위가 심의한 유튜브 유해 콘텐츠 건수는 총 1만7446건에 달한다. 이 중 법령 위반 등에 따른 시정조치 요구는 1만382건이다.

유튜브는 특히 10대를 중심으로 높은 사용률을 보이는 플랫폼인 만큼, 유해 콘텐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외부 자극에 취약한 10대들에게 이 같은 미디어가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2022년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조사 결과 10대 청소년의 97%가 유튜브, 69%가 유튜브 쇼츠를 이용했다고 답했다.

권일남 명지대 청소년지도학과 교수는 "10대들은 스마트폰의 친숙도가 높고, 그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정보의 소스가 유튜브 안에 모두 들어가 있기 때문에 활발하게 이용한다"며 "유튜브를 포함한 소셜네크워크서비스(SNS)를 어떻게 하면 건강하고 건설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 가르쳐 주는 게 필요한데 꾸준하고 지속적인 교육이 아직은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위기 상담 리소스 패널 확대·채널 폐쇄…"실효성 없어"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 측은 지난해 4월 자살, 자해, 섭식 장애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현재 유튜브에 자살, 자해, 폭식, 먹토 등을 검색하면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라는 일시 중지 페이지가 표시된다. 또한 페이지 아래 '국립 정신 건강 협회'에 바로 연락할 수 있도록 연락처가 노출된다. 유튜브는 해당 주제를 조장하거나 그 과정을 맥락 없이 보여주는 콘텐츠는 정책 위반으로 삭제한 뒤 이와 관련된 알림 이메일을 크리에이터에게 발송한다. 90일 이내 경고를 3번 받은 채널은 폐쇄된다.

아울러 지난해 11월 10대들이 특정 주제에 대한 동영상 콘텐츠를 반복 추천하는 것을 제한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다이어트 등 신체적 특징을 비교해 특정 유형을 우월한 것으로 평가하고 특정 체력 수준이나 체중을 이상화하는 등의 영상이 해당한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는 실효성이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위기상담 리소스 패널의 일시 중지 페이지를 넘기기만 하면 영상을 바로 확인할 수 있고 채널이 폐쇄되더라도 또 다른 계정을 생성하면 되기 때문이다. 현재 유튜브가 제재하고 있는 유해 콘텐츠의 종류로는 △매우 위험한 챌린지 △위험하거나 위협적이며 짓궂은 장난 △유해하거나 위험한 행위 △사람을 해치는 방법 안내 등이 있다.

해외에서도 유튜브를 제재할 법안 제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아직 국내에는 유튜브를 제재할 법적 가이드라인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럽연합(EU)은 지난 17일(현지시간) 디지털서비스법(DSA)을 본격적으로 시행했다. DSA에 따라 유럽 내 플랫폼 기업들은 불법·유해 콘텐츠나 가짜 뉴스 등이 확산하지 않도록 책임지고 빠르게 조치를 취해야 한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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