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밥 차려주고 거실로 출근…유연근무로 퇴사생각 사라져"

입력 2024-03-07 18:22   수정 2024-03-08 02:42

국내 주요 기업도 일하는 여성을 지원하는 다양한 출산·육아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하면서 아이를 돌볼 수 있는 유연근무제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는 평가다. 롯데 등 일부 기업은 남성 직원의 육아휴직 의무화를 통해 10년간 2명대의 출생률을 유지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2020년부터 육아기 재택근무제를 도입했다. 만 8세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를 키우는 직원은 최대 4년간 자택에서 근무할 수 있는 제도다. 직원들이 원하면 육아휴직 대신 재택근무를 선택할 수 있다. 자녀 한 명당 최대 2년간 횟수 제한 없이 나눠서 사용할 수 있다.

이런 근무제로 하루 4시간 재택근무하는 황지연 과장은 “엄마 손길이 필요한 방학 때 아이를 하루 종일 학원에 맡기지 않고 직접 간식도 챙겨줄 수 있다”며 “1년 공백이 발생하는 육아휴직 대신 경력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소득이 줄어드는 육아휴직과 달리 육아기 재택근무는 근무시간만큼 임금이 나온다. 이에 따라 남성 직원의 활용도도 높다고 포스코 측은 설명했다. 황씨처럼 출산·육아 지원제도를 이용하는 직원 비율은 2019년 23.8%에서 지난해 38.4%로 뛰었다.

LG디스플레이는 초등학교 6학년 이하 자녀를 둔 직원을 대상으로 육아기 자율근무제를 운용한다. 하루 8시간 근무 조건을 지키면 출퇴근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 오경화 LG디스플레이 선임은 “첫째 아이 땐 어린이집 등원 거부가 심해 하루하루 출근길이 전쟁이었다”며 “불과 한 시간 늦게 출근하는데도 휴직이나 퇴직 생각이 ‘싹’ 사라졌다”고 했다. LG디스플레이는 2021년 법률에 따라 보장되는 1년의 육아휴직 기간에 더해 1년(무급)을 추가로 더 휴직할 수 있도록 육아휴직 근무 제도도 바꿨다.

육아휴직을 장려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롯데그룹은 2017년부터 남성도 1개월 이상 의무적으로 육아휴직을 쓰도록 했다. 2012년엔 자동육아휴직제를 도입해 여성 직원이 눈치 보지 않고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현재 롯데그룹의 여성 육아휴직 사용률은 100%, 근무 복귀율은 93%에 달한다.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도 90% 이상으로, 현재까지 총 8000여 명의 남자 직원이 육아휴직을 사용했다.

육아 친화적인 사내 제도 등으로 롯데그룹 임직원의 출생률(기혼 직원의 배우자 100명당 출생아 수)은 2022년(2.05명)까지 10년간 2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가족친화제도가 잘 운용되는 계열사일수록 출산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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