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가 스포츠 중계를 ‘차세대 킬러 콘텐츠’로 띄우고 나섰다. 거액을 투자해 독점 중계권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자체 제작 오리지널 콘텐츠 중심으로 이뤄지던 경쟁이 스포츠 분야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이번 계약으로 티빙은 뉴미디어 분야 KBO리그 전 경기와 주요 행사 생중계, 주문형비디오(VOD) 스트리밍 권리, 중계권 재판매 사업 권리를 갖게 됐다.
스포츠 중계에 거액을 투입한 것은 넷플릭스, 쿠팡플레이도 마찬가지다. 넷플릭스는 지난달 월드레슬링 엔터테인먼트(WWE)의 인기 프로그램 RAW의 독점 중계권을 확보했다. 약 6조7000억원을 들여 내년부터 10년간 중계한다. 직전 중계료가 5년간 13억 달러(1조7300억 원)였던 것을 감안하면 몸값이 두 배가량 상승했다.
그동안 축구 중계에 공들였던 쿠팡플레이 역시 스포츠 콘텐츠를 한층 더 강화하기로 했다. 쿠팡플레이는 올해 하반기부터 4년간 약 350억원에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의 독점 중계권을 확보했다. 쿠팡플레이는 이미 아시안컵, K리그, 스페인 라리가, 프랑스 리그앙 등 다수의 프로축구 중계로 축구 팬 사이에선 필수 OTT로 통한다. 쿠팡플레이는 이달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중계로 전선을 넓힌다.
스포츠 경기는 안정성이 높은 게 장점이다. 수십 년에 걸쳐 성장한 명문 구단들이 고정 팬덤을 확보하고 있다. 충성도 높은 구독자를 대거 확보할 기회인 셈이다. 애플TV도 지난해 미국 프로축구 메이저 리그 사커(MLS)의 독점 스트리밍 권한을 얻어 ‘메시 효과’를 누리고 있다.
스포츠는 중계권료 자체는 높지만, 일단 구매하면 시즌을 통째로 활용할 수 있다. 중계 인력과 해설진 구성을 제외하면 인건비도 적게 든다. 업계 관계자는 “드라마나 영화처럼 새로운 콘텐츠를 기획하느라 고민할 필요가 없다”며 “몸값 비싼 연출자, 작가, 배우 등을 섭외하고 제작하는 과정까지 감안하면 스포츠는 가성비 좋은 효자 콘텐츠”라고 설명했다.
CJ ENM의 통합 디지털 마케팅기업 메조미디어에선 OTT 간 스포츠 중계권 독점 경쟁이 지속될 것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메조미디어 측은 “OTT 시장이 포화하면서 각 사업자가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만들기 위해 스포츠 중계를 주목하고 있다”며 “흥행이 불투명한 오리지널 콘텐츠에 비해 시청률이 어느 정도 보장된 것도 매력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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