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보다 높은 보상 받는 동네의원…'피부과 개원' 부추겨

입력 2024-03-10 18:52   수정 2024-03-18 16:22

동네 의원이 상급종합병원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보상을 받는 현행 수가(의료 서비스 가격) 체계가 의사들의 ‘개원 러시’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피부과, 성형외과 등 비필수 미용 분야는 고가의 비급여 진료까지 많아 필수의료 공백을 한층 심화하고 있다.

1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건강보험 수가를 결정하는 요인 중 하나인 환산지수는 올해 병원(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병원 포함)이 81.2원으로 의원(93.6원)보다 10원 이상 적다.

현행 수가 체제는 의료행위별 점수를 업무량, 인건비 등에 따라 나타낸 ‘상대가치점수’에 병원, 의원, 약국 등 기관별로 매년 결정하는 단가인 ‘환산지수’를 곱해 책정한다. 필수의료를 살리려면 병원 환산지수가 높아야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병원 진료량이 많다는 이유로 의원 환산지수 인상률을 더 높게 책정하면서 2001년 기관별 구분 없이 55.4원으로 동일하게 출발한 환산지수가 2010년 병원 64.3원, 의원 65.3원으로 역전됐다. 이후 올해까지 환산지수 차이가 커졌다.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등에 추가로 붙이는 종별가산을 적용해도 2021년부터 의원 환산지수가 상급종합병원의 환산지수보다 높아졌다. 같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도 의원보다 적은 보상을 받는다면 의사들이 종합병원에 머물러 있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여기에 동네 의원은 고가의 비급여 진료도 많이 할 수 있다. 비급여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항목을 말하는데 의료기관이 자율적으로 가격을 정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의원급 진료비에서 비급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기준 25%로 상급종합병원(8.2%)의 세 배 이상이었다. 이런 비급여 진료는 원가 보전 후 수익을 89% 추가로 거둘 수 있어 진료를 볼수록 손해인 필수진료(보전율 80%대)에 비해 수익성이 높다는 게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분석이다.

그 결과 전문의 자격이 없는 일반의도 비급여 진료가 많은 피부과 개원으로 몰리고 있다. 심평원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일반의(비전문의)가 개원한 일반의원은 총 979곳으로 이 중 86%에 달하는 843곳이 진료과목으로 피부과를 내걸었다. 반면 필수의료 분야인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는 각각 224곳, 59곳에 불과했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현재는 병원, 의원 등 같은 유형 안이라면 필수성 정도와 관계없이 의료 행위에 같은 환산지수 인상률이 적용된다”며 “필수의료를 집중적으로 올려주고 나머지는 동결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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