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밖 변화에 깜짝"…한국도 하는데 日만 성공한 이유 [정영효의 인사이드 재팬]

입력 2024-03-15 07:02   수정 2024-03-15 08:01



일본 저출산 극복의 현장을 가다③에서 계속 일본 3대 종합상사인 이토추상사는 2013년부터 아침형 근무제와 '110 운동' 등 일하는 방식 개혁을 실시해 0.6명이던 출산율을 10년 만에 3배 끌어올렸다.

출산율 상승은 이토추도 예상치 못한 변화였다. 아침형 근무와 아침식사 제공 모두 저출산 대책은 아니지만 일과 육아의 양립을 가능케 만드는 근무제도이기도 했다. 이토추 여사원들은 거의 매일 정시에 퇴근하는 대신 다음날 오전 5시에 일어나 자녀가 일어나는 시간까지 전날 남은 일을 처리하고 당일 스케줄을 정리한다.

아이가 깨면 먹이고 씻겨서 어린이집에 맡긴 뒤 9시까지 출근한다. 아침형 근무제가 없었다면 일과 출산·육아의 병행은 어려웠을 것이라고 이토추의 여직원들은 입을 모은다.



2010년부터 운영을 시작한 사내 탁아소도 저출산 제도라기보다 여직원 복직 지원 제도였다. 일본은 0~3세까지의 어린이집 입원 경쟁률이 가장 치열하다. 또 지원 시기(매년 12월과 이듬해 2월 두차례)와 등원 시기(매년 4월)가 정해져 있다. 출산시기에 따라 복직 시점이 제각각인 여성의 입장에서 맞추기가 쉽지 않다.

등원시기와 복직시점의 불일치를 해소하기 위해 만든게 사내 탁아소다. 현재 육아휴직을 사용한 이토추 여직원의 복직률은 100%다.



3300명에 달하는 이토추상사 종합직 직원 가운데 여성의 비율은 11.3%다. 최근 신입사원만으로 범위를 좁히면 33.3%가 여성이다. 소수정예로 경쟁사와 맞서야 하는 이토추는 여성 인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는 미래가 없다고 본다.

이토추도 처음에는 여성 만을 위한 제도를 만들었다. 하지만 먹혀 들지 않았다. 여사원을 위한 제도가 왜 정착되지 않는지는 아침형 근무제도의 성공 원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침형 근무제도는 전 사원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제도다. 변화는 특정 성별, 특정 계층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제도가 아니라 회사 전체가 움직일 때 일어났다.



일본 저출산 극복의 현장을 가다①~③에서 살펴 봤다시피 이토추의 기적은 한국의 기업이 무릎을 치게 만들 대단한 제도와 지원 덕분이 아니었다. PC 기록 조회와 전원 차단을 동원한 야근 전면금지, 일찍 출근하는 대신 일찍 퇴근하는 유연근무 제도 모두 한국의 대기업들이 실시하는 제도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제도, 강력한 지원도 경영진에서부터 관리자와 사원까지 회사 전체가 움직이지 않으면 허사라는 걸 한국의 직장인들은 경험했다. 고바야시 후미히코 이토추상사 최고행정책임자(CAO·부사장)는 "기업 문화를 바꾸는데 최고경영자(CEO)의 관여가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토추상사의 일하는 방식 개혁은 카리스마 경영자로 유명한 오카후지 마사히로 사장이 주도했다. 이토추상사를 찾은 날 아침에도 오카후지 사장은 현장을 몰래 찾아 아침 식사 메뉴를 점검했다.

이토추의 최고경영진들도 아침형 근무제도, 110 운동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강력하게 실시할 것을 주문한다. 입사 10년 차인 이와사키 겐타 경영기획부 사원은 “처음엔 ‘설마’하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13년 동안 제도를 시행한 덕분에 이제는 문화로 정착됐다”고 말했다. 일본 저출산 극복의 현장을 가다⑤로 이어집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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