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잭슨랩 손잡고…알츠하이머 정복 나섰다

입력 2024-03-11 18:41   수정 2024-03-19 16:34


LG가 노벨상 수상자만 20명을 배출한 세계적 유전체 연구 기관인 미국 잭슨랩(JAX)과 손잡았다. LG의 인공지능(AI) 기술과 잭슨랩의 유전체 연구 노하우를 결합해 난치병인 알츠하이머 등의 치료법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바이오 분야 최강 연구 기관과의 협업으로 LG의 핵심 성장축인 AI와 바이오 사업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AI 파트너로 낙점
㈜LG는 산하 LG AI연구원이 지난해 12월 잭슨랩과 파트너십 업무협약을 맺은 데 이어 최근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11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LG는 잭슨랩과 손잡은 유일한 AI 분야 파트너가 됐다. 1929년 설립된 잭슨랩은 유전적 변이나 돌연변이 유전자에 의한 신경·면역 질환 등을 연구하는 비영리 기관이다. “잭슨랩이 설계·생산하는 유전자 변이 실험용 쥐가 없으면 알츠하이머 연구도 못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 분야에서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다.

협업은 LG가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엑사원(EXAONE)’에 잭슨랩이 보유한 알츠하이머의 유전적 특성과 생애주기별 연구 자료를 학습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난해 7월 공개한 엑사원 2.0은 기존 모델 대비 학습 데이터양을 네 배 이상 늘려 처리 속도와 성능을 대폭 끌어올렸다.

알츠하이머 및 암 연구에 엑사원을 활용하면 신약후보 물질을 발굴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시행착오 횟수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게 ㈜LG의 설명이다. LG그룹 관계자는 “신약 사용 전 효과를 검증하는 전임상 시험 결과도 더욱 빠르고 정확하게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 AI연구원과 잭슨랩은 암 진단과 치료 분야에 활용할 AI 모델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값비싼 특수 검사 없이 병리 이미지만으로 암을 빠르게 진단하고, 치료 효과를 예측하는 멀티모달 생성 AI 모델을 개발하는 게 목표다. 개인별 유전체 정보 특성에 맞는 맞춤형 항암 치료 선택지를 의사에게 제안하는 대화형 생성 AI 모델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찰스 리 잭슨랩 유전체의학연구소장은 “이번 협업은 개인 맞춤형 의학 시대를 실현하는 데 한층 다가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사업 투자 빛 보는 LG
잭슨랩의 파트너가 된 건 LG의 AI 및 바이오 실력이 그만큼 성장했다는 의미다. LG가 자체 AI 모델을 보유한 데다 바이오 사업에 높은 이해도를 갖고 있는 점을 잭슨랩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후문이다. 두 회사의 공동 연구에도 LG가 지난해 7월 공개한 대화형 AI 플랫폼 ‘엑사원 유니버스’와 신소재·신물질·신약 관련 탐색에 적용되는 ‘엑사원 디스커버리’가 중점적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LG는 2018년 구광모 회장이 사령탑을 맡은 뒤 ‘ABC’(AI·바이오·클린테크)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선정하고 집중 육성했다. 2022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신장암 치료제를 보유한 아베오파마슈티컬스를 인수한 이유다. LG화학 산하 생명과학사업부는 지난해 신약 개발에 3000억원 넘게 투자했다. 매출(1조2000억원) 대비 연구개발(R&D) 비중은 약 33%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LG의 미래 성장동력인 AI와 바이오를 엮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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