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수도 떠나나…의료계 "의사 마음 상할대로 상해"

입력 2024-03-12 09:33   수정 2024-03-12 09:34



서울대 의대 교수들이 집단사직을 하겠다고 발표하자 정부가 "환자 곁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12일 의사 집단행동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서울의대 교수 전원이 사직하겠다고 어제 결정했는데 이는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조 장관은 "교수들은 환자 곁을 지키면서 전공의들이 돌아오도록 정부와 함께 지혜를 모아주길 부탁한다"며 "정부는 비상 진료체계 유지에 만전을 기하고 의료현장의 혼란을 해소하기 위해 대화와 설득 노력에 최선을 다할 것이고, 교수들의 의견도 경청하고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11일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총회를 열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사태 해결을 위한) 합리적인 방안 도출에 나서지 않을 경우 18일을 기점으로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노환규 전 의협회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부는 기계적으로 법을 집행하네, 예전과 같은 선처는 없네, 구제도 없네, 언제까지 돌아오면 처벌 안 할 거네라고 했지만, 그사이 처벌하겠다고 말만 하면서 한 달이 훌쩍 지났다"면서 "11까지 처벌받은 전공의가 한 명이라도 있나"라고 반문했다.

노 전 회장은 "정부가 이렇게 말과 달리 미온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건, 전공의들을 처벌하는 순간 그나마 진료 현장을 지키고 있던 교수들이 한꺼번에 쏟아져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라며 "법리적으로도 업무개시명령에 불응했다는 이유로 의사 면허정지 처분을 하는 것이 무효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법의 전문가들이 말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대본의 언론 브리핑하는 자리에서 그동안 의사들에게 모욕적이고 자극적인 발언을 지속해온 박민수 차관이 슬그머니 사라지고 전병왕 실장으로 대체된 것도, 더 이상 의료계에 강압적인 정책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정부가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면서 "대한민국 의료는 절대 2월 6일 이전의 상태로는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젊은 의사들은 의대 정원 숫자 조정이 목표가 아니다"라며 "숫자가 조정된다고 (병원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노 전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정부와 의사와의 갈등을 의사와 국민과의 갈등으로 프레임을 바꿔버렸기 때문이다"라며 "거기서 시작된 의사에 대한 악마화 작업 때문에 의사들이 상처를 너무 많이 입었고 많은 의사가 의사라는 직업 자체에 대한 회의에 빠져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정권이 바뀌어서, 새로운 대통령이 매우 진정성 있게 사과하고 적절한 조처를 한다면 모를까 이미 마음이 상할 대로 상한 의사들은 직업에 회의를 갖고 더욱이 필수 의료를 외면하게 될 것"이라며 "정부는 간호사, 한의사, 약사들에게 의사 업무를 나누어주고, 현행법에 불법인 원격진료를 전면 개방하는 등 의사들이 늦게 돌아올수록 손해라는 메시지를 주면서 의사들을 자극해왔지만, 그럴수록 의사들에겐 돌아갈 이유가 점차로 사라지는 것이다"라고 부연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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