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용의 한류이야기] 글로벌 대중문화상 수상과 한류의 가치

입력 2024-03-13 18:14   수정 2024-03-14 00:45

제96회 미국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서 한국계 캐나다인 셀린 송 감독의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사진)가 작품상과 각본상 후보로 이름을 올린 만큼 실제 수상으로까지 이어질지가 관전 포인트였다. 2020년 오스카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작품상과 감독상 등 4개 부문에서 수상한 데 이어 2021년에는 ‘미나리’에서 열연한 윤여정 배우가 한국 배우로는 최초로 연기상을 받은 바 있어, 국내에서도 오스카에 관한 관심이 매우 높았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10일 열린 시상식에서 ‘패스트 라이브즈’는 아쉽게도 수상에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 영화 또는 한국의 정서를 표현한 영화들이 최근 들어 잇따라 오스카상 후보에 오르거나 수상까지 하면서 한국 대중문화계에 큰 획을 긋고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한국 영화가 칸 영화제와 베를린 영화제 등에서 좋은 결실을 거둔 데 이어, 상업 영화 시장의 중심지인 미국 할리우드 영화제의 문마저 연이어 두들기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 대중문화상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한국 문화 콘텐츠는 영화뿐만이 아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제작된 황동혁 감독의 ‘오징어 게임’ 역시 2022년 미 방송계 최고 권위의 에미상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과 감독상 등 무려 6개 부문의 상을 받은 바 있다. K팝 가수와 아이돌 그룹이 미국 최대의 음악제 중 하나인 빌보드에서 해마다 수상 소식을 전하고 있기도 하다. 2017년 BTS가 빌보드에서 수상한 이후 다양한 분야의 상을 받았다. 2023년에는 빌보드 자체에서 K팝 관련 상들을 별로도 제정, 시상했을 정도다.

2020년대 들어 대중문화의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여러 형태의 한국 콘텐츠가 시상대에 오르게 된 건 한류가 미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오스카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이 말한 대로 오스카 역시 지역 영화 시상식에 불과하다. 그렇긴 하지만 전 세계 대중문화가 경쟁하고 있다는 점에서 각국의 콘텐츠 생산자와 배우, 가수들에게는 꿈의 무대이기도 하다.

오스카와 빌보드 등에서 수상한 영상물과 대중가요에는 경제적으로 큰 혜택이 돌아가게 된다. 최근 들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급증하고 있는 제작비와 마케팅 비용의 수십 배를 뛰어넘는 수입은 기본이다. 해당 상을 받은 감독과 배우, 가수들의 몸값도 크게 뛴다. 오스카 감독상, 연기상 그리고 빌보드 음악상을 받은 배우와 가수들은 해당 분야의 최고라는 명예를 얻기도 한다. 수상자들은 대중문화인으로서 명예·인지도·지명도 등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가 말한 상징적 자본을 얻게 된다.

국제 대중문화 시상식에서 한류 콘텐츠의 약진 소식이 지속되는 것은 그만큼 한류 콘텐츠의 질이 높아지고 층이 두터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1962년 신상옥 감독의 영화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가 오스카에 도전장을 내민 지 60여 년 만에 한국 대중문화가 미국 무대에서 괄목할 만한 업적을 이뤄내는 건 한류 발전과 무관하지 않다.

2020년대 한류는 국제적 명성과 인지도의 상승 그리고 이로 인한 경제적 효과를 누리고 있다. 한껏 높아진 한류 콘텐츠의 위상에 걸맞도록 콘텐츠의 질을 높여 그 가치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진달용 사이먼프레이저대 특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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