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간 안 바뀐 등속조인트도 바꿨다…車부품사의 '전기차 생존법'

입력 2024-03-13 18:13   수정 2024-03-21 20:08

등속조인트는 엔진에서 나오는 동력을 손실 없이 바퀴로 전달하는 내연기관 자동차의 핵심 부품이다. 그 기본 구조는 자동차가 처음 보급되기 시작한 1920년대 이후 별로 달라진 게 없다.

100년 동안 ‘그 모습 그대로’이던 등속조인트가 전기차 시대를 맞아 확 바뀌고 있다. 무거운데다 자리도 많이 차지하는 배터리를 장착하려면 다른 부품을 보다 작고 단단하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1억 개가 넘는 등속조인트를 만든 이 분야 1위인 현대위아가 지난해 등속조인트를 휠베어링 등 인접 부품과 하나로 합친 ‘기능통합형 드라이브 액슬(IDA)’로 재탄생시킨 이유다.
○車부품 변신 키워드는 모듈·슬림화

자동차 부품 업체들이 전기차 시대를 맞아 기존 부품을 ‘재개발’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키워드는 모듈화와 슬림화. 비슷한 역할을 하는 기계식 부품을 한데 모아 전자식으로 개발하는 식이다. 이렇게 구조를 단순화하면 부품 무게가 줄어들고 강성은 높아진다.

IDA가 그런 제품이다. 연결 부위를 일체화해 크기와 무게를 10%가량 줄이면서도 강성은 55% 끌어올렸다. 이 제품은 현대자동차의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N 등에 들어간다.

현대위아가 지난해 선보인 ‘냉각수 허브 모듈’도 전기차 시대를 맞아 특별하게 개발한 열관리 시스템이다. 냉각수 탱크와 워터펌프, 밸브 등의 기능을 통합해 배터리·모터 등 구동장치와 전장 부품에서 나오는 열을 한꺼번에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부품은 기아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과 현대차 신형 코나 일렉트릭 등에 장착되고 있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내연기관 시대에는 기존 부품의 성능을 끌어올리는 게 목표였지만, 지금은 아예 새로운 부품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개발에 나선다”며 “모듈화를 통해 부품 수를 최대한 줄이고, 슬림화로 부품이 차지하는 공간을 최소화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부품 수 3만→1만8900개로 축소
한국자동차연구원은 2030년엔 전기차에 들어가는 부품 수가 1만8900여 개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내연기관차(3만 개)보다 37% 감소한다는 얘기다. 동력을 전달하는 구동계 부품은 5700개에서 3600개로 축소된다. 전장부품도 차량용 반도체 등이 고도화되면서 3000개에서 900개로 쪼그라든다. 엔진을 구성하는 6900개의 부품은 모두 사라진다.

변신하지 않는 부품회사는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가 된다는 의미다. 현대모비스가 로어암 일체형 판스프링, 저상형 드라이브 모듈, 기능 통합형 전동액슬 등 여러 기능을 하나로 묶은 모듈화 부품 개발에 속도를 내는 이유다.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엔진·변속기 등 구동계 부품 대신 비구동계 부품 개발에 열을 올리는 것도 요즘 부품업계의 트렌드다. 변속기를 만드는 현대트랜시스가 ‘저전력 카본히터 시스템’ 개발에 나선 게 대표적이다. 현대트랜시스는 가공하기 어려운 탄소섬유에 얇은 금속 막을 입힌 뒤 시트 열선으로 제작했다. 적은 에너지로도 온도를 쉽게 높일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소비전력을 기존 방식 대비 15% 이상 낮춘 이 시스템은 기아 EV9 등에 적용됐다.

현대트랜시스 관계자는 “전기차 시대를 맞아 전비(전력 소모량 대비 주행거리)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연구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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