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무역 확산에 외교·통상 관료 '몸값' 껑충

입력 2024-03-13 18:41   수정 2024-03-14 02:49

최근 몇 년간 민간 기업으로 둥지를 옮긴 고위 공무원 중에는 외교·통상 전문가가 많다.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등 국내 기업들의 무대가 전 세계로 확대되면서 주요국의 정책 동향을 시시각각 파악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져서다.

13일 인사혁신처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민간 기업과 로펌으로 이직한 외교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은 30명이다. 외교부 출신 이직자가 13명, 산업부 출신이 17명이다. 전년(13명)의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두 부처 모두 연간 이직자 수 기준으로 역대 최대다. 외교부 출신인 김동조 전 청와대 외신대변인 등 3명은 현대차로 옮겼고, 산업부 고위 공무원 2명은 LG에너지솔루션으로 출근한다. 삼성전자와 SK E&S도 외교·통상 분야 공무원을 영입했다.

‘관세장벽’이 글로벌 통상무대의 화두가 되자 관세청 출신을 끌어들인 기업도 늘었다. 2022년 한 명뿐이던 관세청 출신 공무원의 민간 기업행은 지난해 5명으로 불었다. 강연호 관세청 혁신기획재정담당관이 삼성전자 관세지원파트장으로 옮긴 게 대표적이다.

기업들이 외교·통상 공무원 영입에 열을 올리는 배경에는 미국이 주도하는 ‘신(新)통상질서’가 있다. 한국 기업들은 그동안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정책을 내놓으면 사후에 대응책을 마련했다. 그러나 2022년 발효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사태 등을 겪으면서 대응 방식을 바꾸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법안 통과 후 대응하면 기업이 치러야 할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며 “법안 입안 단계부터 우리 기업들의 목소리를 내려면 시나리오별 정세 판단에 능숙한 외교·통상 공무원을 영입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거물급 미국 외교 관료 출신 영입전도 치열하다.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성 김 전 주한 미국대사를 자문역으로, 삼성전자는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를 북미총괄 대외협력팀장(부사장)으로 영입했다. LG는 2022년 2월 조 헤이긴 전 백악관 부비서실장을 미국 워싱턴 공동사무소장으로 임명했다. 한화솔루션도 지난해 3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상원의원을 지낼 때 비서실장을 맡은 대니 오브라이언 폭스코퍼레이션 수석부사장을 북미법인 대관 담당 총괄로 영입했다.

김우섭/김진성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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