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플랫폼 '뒷북 규제'…"시장 교란 막는데 한계"

입력 2024-03-13 18:26   수정 2024-03-14 02:54


2022년만 해도 국내 소비자의 해외 직접구매액은 전년 대비 4.1% 증가한 5조3000억원 수준이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37.7%로 규모가 가장 컸고 중국은 27.3%로 2위였다. 작년부터 이런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다. 초저가 상품을 앞세운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쉬인 등 중국 직구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직구액은 전년보다 26.9% 증가한 6조8000억원으로 커졌고 국가 비중도 중국이 48.7%로 미국(27.5%)을 제치고 1위가 됐다. 하지만 소비자 불만 건수도 함께 증가했다. 한국소비자연맹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 관련 소비자 불만 건수만 2022년 93건에서 작년 465건으로 약 다섯 배로 증가했다. 정부가 13일 해외 플랫폼 소비자 보호 대책을 내놓은 배경이다.
○“국내법 차별 없이 엄정 적용”
정부는 이날 대책에서 △국내법의 차별 없는 엄정 집행 △소비자 피해 예방·구제 △칸막이 없는 정부 차원의 공동 대응을 ‘3대 전략’으로 내세웠다. 우선 국내대리인(법인 또는 사무소) 지정 의무화를 통해 소비자 피해와 관련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실효성을 높이기로 했다.

식품·의약품, 가품, 청소년 유해매체물, 개인정보 침해 등 4대 소비자 피해 항목을 집중 점검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다음달 다이어트 제품, 진통제 등 식품·의약품 불법유통에 대한 특별점검을 하고, 인공지능(AI) 가품 대조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도 추진한다. 특허청과 관세청은 가품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해외직구 통관단계에서 가품 적발을 강화하고, 해외 온라인 플랫폼이 후속 조치 후 결과를 회신하는 자정 시스템을 도입하도록 한다.

여성가족부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청소년 유해매체물 차단을 위해 해외 온라인 플랫폼이 성인용품 등을 판매할 때 나이·본인 확인 등 청소년 보호조치를 이행했는지를 중점 점검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주요 해외직구사업자의 개인정보보호법 준수 여부를 조사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해외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되지 않도록 대응을 강화한다. 정부는 ‘해외직구 종합대책 전담팀’ 활동 근거로 소비자안전기본법 제정안도 발의할 계획이다.

소비자 피해에 대한 예방 및 구제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우선 빈발하는 소비자 불만 및 분쟁은 해외 온라인 플랫폼과 한국소비자원 간 ‘핫라인’을 구축해 긴밀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해외 온라인 플랫폼 소비자 불만 관련 전담 창구도 확대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대책 실효성 의문” 지적도
소비자 피해가 급증하자 정부가 부랴부랴 대책을 내놨지만 시장 교란을 막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이 적지 않다. 전자상거래법 개정을 통해 국내대리인 지정을 의무화하겠다는 내용 외에는 ‘기존 법령의 엄격한 적용’이 대부분이어서다. 원래도 하고 있던 소비자 보호 조치를 더 꼼꼼하게 적용하겠다는 얘기다. 알리, 테무 등과 소비자 피해 구제 핫라인을 구축하고 위해물품 차단 자율협약을 추진하는 등 중국 플랫폼의 자정을 기대하는 대책도 효과가 의문시된다는 목소리가 많다.

업계에선 소비자 보호 대책에 치우쳐 국내 기업의 역차별 해소 대책은 아예 통째로 빠진 점도 한계로 지적한다. 한국의 10분의 1 가격을 내세운 중국 플랫폼들은 국내 기업이 적용받는 인증 등 규제에서는 벗어나 있다. 예를 들어 국내 상품이 받아야 하는 KC인증을 중국 플랫폼 판매 상품은 받지 않는다. 판매를 위한 정식 수입이 아니라 ‘자가 소비 용도’라며 인증을 면제받는 것이다.

소비자 보호 외 내용을 담은 정부의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중국 플랫폼이 규제를 벗어난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관련 법령을 정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위해 상품 반복 판매 시 사이트 차단 등 강력한 조치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한신/안재광/이슬기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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