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회 이어 협회서도 '강퇴'당한 中우시...삼바 반사이익 볼까

입력 2024-03-14 14:26   수정 2024-03-15 09:11


미국 바이오협회(BIO)가 세계적인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업체인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의 모회사 우시앱택과 관계 청산에 나섰다. 미국 상원 국토안보위원회가 우시앱택에 대해 자국 기업과 거래를 제한하는 '생물보안법(Biosecure Act)'을 통과시킨 가운데, 당초 이 법에 부정적이었던 협회가 입장을 바꿔 우시와의 관계 단절을 선언한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국내 우시 경쟁사는 단기적인 수혜 보다는 장기적인 수혜가 예상된다.
미국 바이오협회에서도 '퇴출'절차
미국의 바이오협회이자 제약바이오업계의 대표적인 로비단체인 생명공학혁신기구(BIO)의 존 F. 크롤리 최고경영자(CEO)는 현지시간 지난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생물보안법을 지지하고 미국 의회와 협력할 것"이라며 "현재 우시앱택 탈퇴 절차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막강한 입법 로비력을 자랑하는 BIO가 우시와 관계를 청산함에 따라 미국내에서 우시의 입지는 더 줄어들 전망이다. 작년 우시앱텍은 57억달러(7조5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이중 절반 이상이 미국 시장에서 나왔다. 우시바이오로직스의 작년 매출은 26억달러(3조4000억원)이상을 기록할 전망이다. 당초 BIO는 회원사인 우시의 입장을 감안핸 생물보안법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했지만, 미국내 대중국 강경여론이 강해지고 정치권이 압박하자 서둘러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우시측은 "잘못된 정보에 따른 결정"이라며 반박했다.

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본부장은 "미국 의회 영향력이 막강한 BIO에서 우시가 탈퇴했다는 것은 큰 타격"이라며 "미국 하원이 13일(현지시간) 중국계 소셜미디어 틱톡을 금지하는 법안을 압도적인 표차로 가결시킨 것에서 볼 수 있듯 향후 법안 시행까지 남은 절차도 예상보다 빠른시일내에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법안의 최종 통과와 발의까진 하원 전체회의와 대통령 서명만 남아있다. 오 전무는 "향후 중국이 어떻게 대응할 지도 관건"이라고 했다.

생물보안법은 미국이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것으로 판단한 중국 바이오기업과 거래를 금지하는 것이 골자다. 우시앱텍, 베이징유전체연구소(BGI), MGI, 컴플리트 지노믹과 이들 계열사를 꼭 집어 규제 대상으로 꼽았다. 법안의 최종 통과와 발의까진 하원 전체회의와 대통령 서명만 남게 됐다. 미국은 중국인민해방군과 연계된 BGI와 우시앱텍 등이 미국인의 유전자 정보를 중국 당국에 넘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중국은 '데이터 안전법' 등을 통해 중국 내에 서버를 둔 기업들의 데이터를 공산당이 요구하면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당국은 기업이 보유한 각종 데이터를 받아 볼 수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지난달 28일 미국인의 유전자와 생체 정보, 개인 건강 데이터 등을 중국, 러시아 등 '우려 국가'에 넘어가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론자, 릴리, 삼바 등 업계 영향은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시장인 미국에서 우시에 대한 규제가 추진되면, 업계 파장도 적지않을 전망이다.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당뇨병·비만 치료제인 마운자로, 젭바운드를 판매하는 미국 일라이릴리는 그간 우시앱텍에 맡겨온 일부 원료 제조를 다변화시켜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릴리는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서류에서 “우리와 제약업계는 많은 물질을 중국 파트너에 의존하고 있다”며 “(미중 갈등은) 환자에게 혼란을 야기하고 우리 사업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더구나 경쟁사인 덴마크 노보노디스크의 지주사 노보홀딩스가 최근 165억 달러에 세계 2위 바이오 CDMO인 카탈런트를 인수키로 하면서 대체 공급처에 대한 선택지는 좁아졌다.

국내에선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자회사인 에스티젠바이오과 바이넥스가 단기적인 수혜가 예상되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장기적인 수혜가 전망됐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우시와 고객이 겹치면서 글로벌 허가를 받은 생산시설을 갖춘 곳은 에스티젠바이오와 바이넥스 등 2곳"이라며 "에스티젠바이오는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생산을 준비중이고 바이넥스도 고객군이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단기적으로 누릴 반사이익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위탁개발(CDO)이 주력 사업인 우시와 빅파마의 후기임상과 상업화 제품을 만들어주는 위탁생산(CMO) 중심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서로 고객군이 다르다"며 "글로벌 기업 중에선 CDO사업을 많이 하는 스위스 론자, 미국 카탈란트 등이 일부 수혜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책임연구원은 "글로벌 바이오기업들이 우시와 오래전부터 생산스케줄을 짜놓았기 때문에 당장 고객 이탈의 우려는 없다"면서도 "우시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벤치마킹 모델로 삼고 상용화 제품 마케팅을 강화하던 차에 이번 규제 불똥이 튀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삼바가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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