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집값 통계 125번 조작' 김상조·김현미 등 11명 기소

입력 2024-03-14 14:50   수정 2024-03-14 14:51


문재인 정부 당시 125차례에 걸쳐 주택 통계를 조작한 혐의로 전임 청와대 정책실장과 국토부 장관 등이 대거 재판에 넘겨졌다.

대전지검(검사장 박재억)은 14일 김수현·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 등 11명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통계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김수현·김상조 전 실장과 김 전 장관 등 대통령비서실과 국토부 관계자 7명은 한국부동산원 산정 '주간 주택가격 변동률'(이하 변동률)을 125차례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6·17 대책 등 각종 부동산 대책 시행 전후와 2019년 대통령 취임 2주년, 2020년 총선 무렵 등 정치적으로 중요한 시기에 조작이 집중됐다고 밝혔다. 이전 정부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던 KB국민은행 변동률과도 최대 30%포인트 격차가 나타났다. 2017년 11월에서 2021년 7월까지 서울 지역 아파트의 부동산원 주택가격 상승률 통계는 12%에 그쳤으나, 실거래가 상승률은 81%로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는 것이다.

서정식 대전지검 차장검사는 "이 사건은 정부가 권력을 남용해 국가통계의 정확성과 중립성을 정면으로 침해한 최초의 통계법 위반 사례"라고 규정했다. 이어 "국민들은 조작된 변동률 때문에 시장 상황을 오판하게 됐고 국가통계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며 "결국 주택통계 산정에 들어간 세금 368억원이 허비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통계법 위반의 법정형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너무 낮다며 입법 개선을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이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2017년 6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4년 6개월 동안 한국부동산원으로 하여금 국토부가 집값 변동률 '확정치'(7일간 조사 후 다음 날 공표)를 공표하기 전 '주중치'(3일간 조사 후 보고)와 '속보치'(7일간 조사 즉시 보고)를 매주 3차례 대통령비서실에 미리 보고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작성 중인 통계를 공표 전에 다른 기관에 제공하는 것은 통계법 위반에 해당한다.

이들은 수치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한국부동산원을 압박하는 방식으로 사전 검열해 2021년 8월까지 상시적으로 서울·인천·경기 지역 주택 매매·전셋값 변동률을 조작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특히 김수현 전 실장과 윤성원 전 국토부 1차관은 아직 발표하지도 않은 부동산 대책 효과를 변동률 산정에 반영하라고 지시하고, 김현미 전 장관은 부동산 대책 효과가 숫자로 나타나야 한다고 국토부 직원들에게 거듭 지시, 국토부 실장 등이 부동산원 직원들을 질책해 변동률을 낮추게 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아울러 검찰에 따르면 김상조 전 실장은 부동산원 임직원들이 사전 보고가 부당하다며 12차례에 걸쳐 중단을 요청했으나 "사전 보고를 폐지하면 부동산원 예산이 없어질 텐데, 괜찮겠냐"고 압박하며 요청을 묵살했다.

소득·고용 관련 통계에도 정권에 유리한 쪽으로 왜곡·조작하기 위해 개입한 정황이 확인됐다. 김상조 전 실장과 강신욱 전 통계청장 등 4명은 고용통계 조사 결과 비정규직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자 새로운 통계조사 방식 때문에 비정규직 수치가 증가했다는 식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홍장표 전 전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은 '소주성'(소득주도성장) 정책에도 불구하고 소득 불평등이 악화하자 통계청에 불법으로 개인정보가 포함된 통계기초자료를 제공하게 했고,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최저임금 인상 효과로 소득 불평등이 개선됐다고 임의로 해석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한편 지난해 9월 감사원의 의뢰를 받아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대통령기록관과 국토부를 압수수색하고 전임 정책실장 4명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하는 등 수사를 벌여 수사 요청 대상자 22명 중 11명을 기소했다. 장하성·이호승 전임 정책실장과 부동산원 원장 등 나머지 11명에 대해서는 혐의없음 처분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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