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 희귀 나비에 韓기업 이름 붙은 까닭

입력 2024-03-18 18:17   수정 2024-03-19 01:22

남태평양 솔로몬제도에 이건나비(사진)가 서식하고 있다. 국내 건축자재업체인 이건산업의 이름을 딴 이 희귀 나비는 1997년 영국 자연사박물관 소속 나비학자인 존 태넌이 발견한 신종 나비다. 3년 동안 세계 나비 관련 학회의 공시기간을 거쳐 공증을 받았고, 2000년 호주 곤충학회지가 새로운 종임을 공표했다.

이건나비(학명 Deudorix Eagon)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이 나비가 발견된 곳이 이건산업이 몇십 년 동안 공들여 조성한 해외 조림지여서다. 보통 동물이나 식물에는 발견된 지역명을 붙이는 게 일반적인데 기업명을 딴 건 이건나비가 세계 최초다.

이건산업은 1983년 이건자원개발법인을 세웠다. 7년여 동안 현지 조사 및 현지 정부와의 교섭을 한 뒤 1987년 초이셀섬의 단독개발권을 획득했다. 1989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조림목을 유럽 일본 중국 베트남 등에 수출하기 시작했다. 이건산업이 솔로몬제도에 조성한 조림지의 연간 탄소 흡수량은 약 77만t에 달한다. 창호나 마루의 자재로 쓰일 나무를 심고, 기르고, 베고, 얇은 판(베니어)으로 가공해 배에 싣는 작업이 모두 이곳에서 이뤄진다.

지금까지 국내 기업이 해외 조림사업을 통해 펄프용 목재 칩을 국내로 반입한 경우는 있지만 건자재용 베니어를 대량으로 국내에 들여온 것은 이건이 처음이었다. 이건산업 관계자는 “나무 식재부터 생산, 유통, 가공·판매에 이르는 원스톱 생산 시스템을 완성하기 위해 수십 년 동안 공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건산업이 솔로몬제도 정부로부터 사업권을 획득할 수 있었던 건 장기적 안목으로 친환경 조림을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 덕분이었다. 이건산업은 매년 1000㏊ 면적에 새 나무를 심고 있다. 둘레 50㎝ 이하 작은 나무는 베지 않는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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