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빚투' 나선 마이크로스트래티지…시장엔 오히려 악재?

입력 2024-03-20 15:21   수정 2024-03-20 15:37



세계 최대의 비트코인 보유회사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매입 폭주'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1분기에만 10억 달러어치가 넘는 규모의 비트코인을 사들였고, 지난 11~18일 9245개 비트코인(6억2300만 달러)을 추가로 매입했다. 이로써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전세계 비트코인 유통량의 1% 이상, 미국(21만 BTC)과 중국(19.4만 BTC) 정부가 소유한 비트코인 보유량을 초과하는 수준의 비트코인(21만4246 BTC)을 소유하게 됐다.

비트코인 매수를 위해 대규모 전환사채 발행에까지 나서고 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지난 11일 8억 달러 규모의 전환사채를 통해 1만2000 BTC를 매수한 데 이어 지난 15일에는 비트코인 매수를 위한 5억2500만 달러 규모의 전환사채 추가 발행을 발표했다.

전환사채는 회사가 투자자에게 보유 채권을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를 주는 대신 일반 채권에 비해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전환사채 발행을 통한 비트코인 매수는 사실상 '금리가 저렴한 빚투(빚내서 투자)'로 볼 수 있다.



이같은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공격적 행보에 대해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채권 발행을 통한 대량의 비트코인 매입이 추가적인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일으킬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지난 11일 전환사채 조달 자금으로 비트코인 매입을 발표한 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래티지 회장의 트윗은 280만 조회수를 기록했고, 추가적인 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의 댓글 행렬이 이어졌다. 가상자산 커스터디 업체 ‘온램프비트코인’의 제시 마이어스(Jesse Myers) 최고운영책임자(COO)는 X를 통해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가치가 떨어지는 자산을 빌려 가치가 오르는 자산을 구입한다”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비트코인 가격도 함께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대량 매입이 있던 지난 11일 비트코인은 업비트 원화마켓 기준 1억 원을 일시 돌파하며, 연초 대비 약 79%까지 급등했다. JP모건은 보고서를 통해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매수가 최근 비트코인 상승세에 큰 역할을 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빚내서 비트코인 매수…경기 침체시 디레버리징 위험 증가
그러나 일각에서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과감한 레버리지 투자 행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15일 마르코 콜라노비치JP모간체이스 수석시장전략가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부채를 이용한 투자는 향후 경기 침체시 심각한 디레버리징(부채로 매입한 자산을 줄여 자기자본 비율을 높이는 행위) 위험을 야기할 것"이라며 "가상자산 시장에도 거품을 더하면서 비트코인의 큰 하락세를 심화시킬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가상자산 시장의 거품이 빠지면서 비트코인의 가격이 하락할 경우 유동성 확보를 위한 긴급한 자산 처분이 일어나 비트코인과 기업의 가치가 동반 하락하는 식의 연쇄 반응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또한 전환사채는 사채로 발행되지만 일정 기간이 지난 뒤 소유자의 청구에 따라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주식이 증가하게 되면 주식 가치는 희석된다. 실제 9245개 비트코인을 추가로 매입했다고 밝힌 19일(현지시간)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주가는 전일 대비 5.67% 급락한 1417.50달러를 기록했다.

김지혜 쟁글 리서치 센터장은 “이 상황을 개인의 입장으로 비유하자면,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코인 투자를 하는 것”이라며 “비트코인의 장기적인 방향성은 긍정적이지만, 그럼에도 매우 대담하고 위험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김 센터장은 “경기가 침체되면 이자를 감당하는 것이 어려워진다”라며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보유 비트코인을 매각해야 될 수도 있고,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주가 역시 하방압력을 받게 돼 전환가액 리픽싱을 겪어야 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최악의 경우 기업이 파산하거나 부도가 나는 경우까지 발생한다면 기업 뿐 아니라 투자자 모두가 리스크를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단일 기관의 비트코인 보유량 증가…무작정 반길 일은 아냐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보유량이 계속 증가하는 것 또한 가상자산 투자자들에게 꼭 좋은 일만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단일 기업의 비트코인 보유량이 증가하는 경우 시장의 오버행 리스크(잠재적 과잉공급물량)도 상승하기 때문이다.

김 센터장은 “어떤 자산이든 특정 개인 또는 기관의 보유량이 급증하게 되면 오버행 리스크(잠재적인 과잉공급물량)가 함께 올라간다”라며 “가상자산 시장의 경우 전통 금융 시장에 비해 규모가 작아 오버행 리스크의 영향력은 더욱 클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마이클 세일러 회장은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를 통해 비트코인 매각 시기를 묻는 질문에 “패자를 사기 위해 승자를 팔 이유는 없다”라며 “비트코인을 영원히 구매할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그러나 투자의 궁극적인 목적이 ‘차익실현’임을 고려할 때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매도는 결국 필수적이며, 오버행 리스크는 존재할 수 밖에 없게 된다는 지적이다.

특히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인 만큼 기업 실적 개선이나 주주들의 요구에 의해 비트코인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이 경우 가상자산 시장에 미치는 리스크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 센터장은 “현재 가상자산 시장 규모에서는 비트코인에 우호적인 기관의 매도 소식만으로도 가격 변동성이 높을 수 있다”라며 “비트코인의 가격을 지지하는 것은 유동성과 장기적인 기대감이므로, 마이크로스트래티지발 매도 물량이 나올 경우 시장에서는 악재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했다.

손민 블루밍비트 기자 sonmin@bloomingbit.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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