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개혁 거듭 강조한 윤 대통령…"필수의료에 국가재정 대담하게 투입"

입력 2024-03-19 18:22   수정 2024-03-20 02:13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필수의료에 대담하게 국가 재정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건강보험료 인상을 최소화하면서 필수의료에 대한 투자 여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정부는 지난달 필수의료 수가 개선을 위해 2028년까지 건강보험 재정에서 10조원을 투입하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필수의료는 건강보험이나 의사들에게만 맡길 일이 아니다”며 이같이 지시했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보건복지부와 교육부 외 다른 부처들, 특히 예산을 담당하는 기획재정부 인사들도 병원 현장을 방문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정부 관계자는 “의료개혁에 필요한 비용이 건강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큰데 상당 부분 국가 재정에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대통령이 밝힌 것”이라며 “연구개발(R&D)과 시설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원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의 주문으로 건강보험에 대한 국고 지원 규모가 대폭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행법은 정부가 해당 연도 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20%를 건강보험공단에 지원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그동안 14%만 지원했다. 정부 안팎에선 올해 예산 편성 과정에서 건강보험에 대한 정부 지원 비율이 최대 20%로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보건복지부가 예상한 내년도 건보료 수입액(91조4000억원)을 감안하면 약 5조원가량을 필수의료 강화에 투입할 여력이 생기는 셈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건강보험 지출 구조조정과 함께 국고 지원이 늘어나면 국민의 보험료 부담은 최소화하면서 필수의료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의료개혁은 국민의 명령”이라며 의대 정원 확대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부여된 의사면허를 국민을 위협하고 불안하게 만드는 수단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20일 의대 정원 증원분 2000명의 대학별 배분 결과 발표를 앞두고 개혁 의지를 다시 한번 밝혔다는 평가다. 지난 20년 동안 미국이 7000명, 프랑스가 6150명, 일본이 1759명 의대 정원을 늘린 사례를 제시하기도 했다.

의료계에서 주장하는 단계적 증원 및 증원 속도 조절 등에 대해서는 “매년 국민이 의사들 눈치를 살피면서 마음을 졸여야 한다면 제대로 된 나라라고 할 수 있겠냐”며 “단계적 접근이나 증원 연기로는 국민의 생명을 살리고 지역 및 필수의료 붕괴를 막는 의료개혁을 결코 추진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의사들과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뜻도 밝혔다. 정부는 다음달 초 의료계를 비롯한 각계 대표, 전문가들과 의료개혁 과제를 논의하는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의료계의 반발은 계속됐다. 김강현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사무총장은 “(의대 정원 배분 결과 발표는) 세계 최고인 대한민국 의료를 붕괴시키는 국가 파괴행위”라며 “정권은 짧으나 의료 붕괴의 여파는 영원하다는 점을 명심하라”고 주장했다.

도병욱/황정환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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