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 "의대 정원 2000명 확대…타협하면 국민 피해"

입력 2024-03-20 14:52   수정 2024-03-20 15:02



한덕수 국무총리(사진)가 20일 "지금은 의료 개혁의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며 내년도 의대 입학 정원 현재 3058명에서 2000명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한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료 개혁 관련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의료 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 총리는 "국내 정상급 전문가들이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2035년에는 의사 1만명이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교육 여건과 지역 의료 현실을 감안해 증원 규모를 2000명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한 총리는 의대 정원 2000명을 늘리기로 한 배경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한 총리는 "우리나라는 지금도 인구 1000명당 임상의사 수가 한의사를 제외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라며 "2035년 우리 국민의 30%가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되면서 의료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현재 규정상 의대 교수 한 명당 학생 수는 8명이지만, 전국 40개 의대의 평균은 교수 한 명당 학생 1.6명에 불과하다"며 "심지어 교수 한 명에 학생이 0.4명인 곳도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내 의대는 한 학년 당 학생 수가 평균 77명이다. 미국(146명) 독일(243명) 영국(221명)에 비해 적은 편이다.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더라도 국내 의대의 한 학년 당 학생 수는 평균 127명에 그친다.

한 총리는 "2000명은 의사 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최소한의 숫자"라며 의료계의 의대 증원 재검토 요구를 일축했다. 한 총리는 "정치적 손익에 따른 적당한 타협은 결국 국민의 피해로 돌아간다"며 "이 사실을 우리 정부는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한 총리는 "2000년 의약분업 때 정부는 의료계의 반발에 밀려 의대 정원 351명을 감축했다"며 "그때 351명을 감축하지 않았더라면 2035년에는 1만명이 넘는 의사가 배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00년의 타협이 2035년의 의사 부족을 초래했고, 2024년의 갈등과 분란을 낳았다"고 덧붙였다.

한 총리는 "의대 증원만으로 필수 의료와 지역의료의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없다"며 "의료 개혁 4대 과제를 속도감 있게 실행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올해 들어 1조원을 들여 필수 의료 수가를 인상했고, 향후 5년간 10조원 이상을 이 분야에 투자할 계획이다. 필수 의료 분야를 중심으로 전공의 수련비를 지원하고, 연속근무 시간을 줄이는 시범사업도 착수한다. 21일에는 전공의 처우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린다.

'지역의료 강화'도 정부의 중점 추진 과제다. 한 총리는 "지역의료 강화는 가장 절박한 분야"라며 "늘어나는 2000명의 정원을 비수도권 의대와 소규모 의대, 지역 거점 병원 역할을 수행하는 지역 의대에 집중 배정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입생은 지역인재전형을 적극 활용해 선발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국립대 교수 1000명 신규 채용을 포함한 범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지원도 신속히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다음 달부터 가동되는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서 논의를 거쳐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한다는 구상이다.

한 총리는 " 현장을 지키고 계신 전문의, 전공의, 간호사, 병원 관계자 여러분 덕분에 비상의료체계가 유지되고 있다"며 "국민을 대표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 현장을 떠난 전공의와 교실을 비운 의대생을 향해서는 "하루빨리 환자 곁으로, 학교로 돌아와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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