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배터리·유통·증권·건설 신용등급 줄강등…자금조달 ‘빨간불’

입력 2024-03-20 14:17  

이 기사는 03월 20일 14:1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외 신용평가사들이 SK이노베이션, LG화학 등 국내 기업들의 신용도를 잇달아 강등하고 있다. 역대급 실적을 찍은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등을 제외하면 경기 둔화에 따른 업황 부진과 대규모 투자 후폭풍 등으로 국내 기업들의 신용도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큰 증권·건설 등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경기 둔화에 재무 리스크 확대
20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19일 SK이노베이션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안정적)'로 하향 조정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배터리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데다 설비 확대에 따른 재무 부담이 커졌다는 게 S&P의 설명이다.

SK이노베이션의 글로벌 신용등급은 한때 ‘BBB+’까지 올랐다. 하지만 2019년 ‘BBB+’에서 ‘BBB’로, 2020년 ‘BBB’에서 ‘BBB-’로 떨어졌다. 이번에 신용등급이 추가 하향 조정되면서 투기 등급으로 강등됐다. 일반적으로 ‘AAA~BBB-’ 등급은 투자적격 등급, ‘BB+’ 등급 이하는 투기 등급으로 분류된다.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발목을 잡은 LG화학도 신용도가 떨어졌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지난달 28일 LG화학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현재 ‘A3’(A-)인 LG화학의 신용등급이 ‘Baa1’(BBB+)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2022년 2월 ‘Baa1’에서 ‘A3’로 오른 지 2년 만에 신용등급 강등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용도 하락으로 자금조달 비용 늘어날 것
유통업계도 신용도 불안에 떨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올해 들어 2012년 이후 처음으로 국내 신용평가 3사가 매긴 신용도가 AA급에서 A급으로 떨어졌다. 이마트는 국내 신용평가 3사에서 '부정적' 신용등급 전망이 매겨진 상태다.

부동산 PF 부실에 노출된 증권·건설 등도 신용도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S&P는 지난달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두 회사의 신용등급이 ‘BBB’에서 ‘BBB-’로 한 단계 내려갈 가능성이 커졌다는 뜻이다. 건설업도 신용평가사들의 주시하고 있는 업종이다. 올해 들어서만 GS건설, 한신공영, 대보건설 등 건설사 신용등급 강등 사례가 속출했다.

국내 기업 신용리스크가 커진 가운데 신용도가 '나홀로' 상향 조정된 기업들도 주목받고 있다. 탄탄한 실적으로 국내외 신용평가사들의 호평을 받는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이 대표적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현대차·기아의 신용등급 전망을 ‘AA+(안정적)’에서 ‘AA+(긍정적)’로 올렸다. 최우량 신용등급인 ‘AAA’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현대카드도 그룹의 지원 능력 개선 가능성을 반영해 'AA(안정적)'에서 'AA(긍정적)'로 상향됐다.

업계에서는 신용도 하락이 기업 자금조달 난항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신용도가 떨어지면 회사채 시장 등에서 기관투자가의 선호도가 떨어진다. 투자수요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나 기업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한 대형 증권사 채권 발행 관계자는 “글로벌 신용등급이 투기 등급으로 떨어진 SK이노베이션은 은행·공공기관의 보증이 없다면 당분간 외화채 시장 조달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상반기 국내 신용평가사의 정기 평가가 본격화되면 신용도가 강등되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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