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통령, 누가 되든 무슨 상관이냐' 했는데…개미들 '초긴장' [신민경의 테마록]

입력 2024-03-24 07:30   수정 2024-03-24 10:26


"역대급 불호(不好) 전쟁이네요", "트럼프가 당선되면 국장 탈출부터 합시다"… (주식 커뮤니티)

오는 11월 세계 최강국의 왕좌를 놓고 '지키려는 자'와 '뺏으려는 자'의 빅매치가 펼쳐집니다. 백악관 복귀를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연임을 노리는 조 바이든 대통령은 "멍청한 대통령", "너무 늙었다" 등 연일 수위 높은 설전을 주고받는 중입니다. 상대방을 깎아내려 득을 보려는 '네거티브' 전략을 펴고 있는 건데요.

똑똑한 투자자라면 둘의 모습을 남의 집 싸움 보듯 해선 안 됩니다. 누가 당선되는가에 따라 투자 성과도 희비가 엇갈릴 수 있으니까요.

24일 외신 등에 따르면 그동안 트럼프는 대선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에 상대적 우세를 보여 왔지만 최근 들어선 혼전 양상으로 바뀌었습니다. 로이터통신이 여론조사 업체 입소스와 지난 7~13일 벌인 유권자 설문에 따르면 바이든은 39%, 트럼프는 38%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또 지난 15~17일 플로리다애틀랜틱 대학이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당장 오늘 대선이 치러질 경우 어떤 후보를 뽑을 것이냐'는 질문에 바이든과 트럼프는 응답자들로부터 각각 44%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같은 기간 여론조사 기관 모닝컨설턴트가 유권자 5777명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서도 두 사람은 각각 43%로 동률을 기록했습니다. 그야말로 '박빙'의 상황인 겁니다.

우리 증시가 날마다 간밤의 미국 증시 영향을 받듯, 당선자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도 수혜주와 피해주가 나뉠 겁니다. 두 대통령이 향후 4년의 미국에 대해 서로 다른 정책을 구상하고 있기 때문이죠. 이는 미국이 나아갈 방향뿐 아니라 세계경제 향방을 결정하거든요.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당선 시나리오에 따른 섹터 수혜주를 찾느라 분주합니다. 증권가는 두 후보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중심으로 관련주를 추렸는데요. 우선 두 후보가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인프라 투자'인 만큼, 전력기계와 건설기계 등이 부분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각 후보별 기조를 고려할 때 '바이든 수혜주'와 '트럼프 수혜주'는 뚜렷하게 구분됩니다. 최근 한국투자증권은 보고서를 내고 트럼프의 수혜 업종으로 대형 성장주·방산·전통 에너지·바이오테크를, 바이든 수혜 업종으로는 친환경 에너지·헬스케어 서비스·인프라를 꼽았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국내 정치 테마주를 통해 경험했듯, 특정 후보의 확실한 수혜를 받을 업종은 그만큼 큰 위험을 동반합니다. 후보 간 의견 차가 큰 산업정책은 사업의 연속성에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모' 아니면 '도'라는 얘깁니다.

신한투자증권은 그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은 섹터로 전기차·이차전지 등의 친환경 에너지 산업을 꼽았습니다. 트럼프 당선 시에는 주가가 조정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친환경 에너지는 미국 정부가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분야인 만큼, 바이든이 재선된다고 하더라도 지지율에 따라 11월 전까지 관련주 등락폭이 클 겁니다.

하건형 연구원은 "바이든 정부에서 한국 기업은 친환경·제조업 리쇼어링 정책 기조에 편승해 전기차, 이차전지, 반도체 등 첨단산업 중심으로 미국향 투자를 늘렸다"며 "반면 트럼프 당선 땐 그가 전통산업 육성에 중점을 둬 온 만큼 화석연료와 대척점에 있는 전기차, 이차전지를 중심으로 현지 투자와 생산 관련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트럼프는 자국 경쟁력이 약한 산업에 관세 부과 등으로 산업 보호를 하려고 한다"며 "품목별 수출에서 미국 비중이 높으면서 현지화 비중이 낮은 자동차·기계·이차전지 업종이 무역 장벽에 노출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실현가능성은 제쳐두고 순수하게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만 따져봤을 때는 누가 당선되는 것이 더 유리할까요? 증권가는 바이든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하 연구원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통상·산업 정책이 가장 중요하다"며 "두 후보 모두 미국 우선주의에 입각해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있어 우리나라에는 부담이지만, 상대적으로 온건한 통상정책을 펼칠 바이든이 당선되는 게 한국 경제에 타격이 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트럼프 지지율이 높다는 건 곧 외교적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확률은 반반. 최종 승기를 누가 잡을지 종잡을 수 없습니다. 아직 7개월여 시간이 남은 가운데, 오는 9월 대선후보 토론 등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시장 변동성이 클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과거 미국 대선이 있었던 시기 S&P500 지수의 연간 움직임을 보면, '슈퍼 화요일'부터 9월까지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가 이후 반등세를 타는 식이었습니다. 시장이 공약들이 구체화되기 전까지는 차기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에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는 신정부 정책 기대감에 더 주목하며 대선 재료를 긍정적으로 인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우지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도 비슷한 시장 흐름이 재현될 전망"이라며 "현재 지수에 대한 부담과 불편한 펀더멘털(기초체력) 환경 등과 맞물려 향후 6개월간은 증시가 연초 이후 상승폭을 되돌릴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습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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