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응급의학회 "10년 버틸 수 없어…전공의 없이 미래 없다"

입력 2024-03-21 13:17   수정 2024-03-21 13:24



응급의료의 최전선에 있는 대한소아응급의학회 의사들이 끝까지 환자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대한소아응급의학회는 21일 성명서를 통해 "소아응급의학회 회원들은 진료의 최일선인 응급실에서 야간, 주말, 공휴일 관계없이 모든 어린이 환자의 진료를 담당해왔다"며 "최선을 다해 소아 응급 환자를 지키겠다"고 밝혔다.

소아응급의학회는 "현재 상황이 하루빨리 수습되어 의료체계가 정상화되기를 바란다"며 "정부가 과연 의료 개혁에 대해 진정한 의지를 가졌는지 작금의 사태를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고 했다.

이들은 "소아응급의료의 위기 상황은 10년을 더 버틸 수 없는 실정이다"라며 "10년 뒤가 아니라 바로 지금 이 순간, 끝까지 아이들을 지킬 수 있게 소아응급의료체계가 개선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이미 위기에 처한 필수 의료 기피 과의 문제를 10년 후에나 전문의로 나올 의대 정원 증원 방식으로 해결할 수 없다"면서 "지난 10년간 출생률 감소로 어린이의 수는 감소하고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늘었다. 그런데도 어린이를 진료하는 의사들을 만나기 어려운 현 실정은 배출되는 전체 의사 수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적으로 충분한 전문의들을 다시 필수 의료 현장으로 유인할 수 있는 혁신적인 정책이 즉시 시작돼야 한다"며 "필수 의료임에도 매년 급감하고 있는 기피 과 지원을 장기적으로 늘리기 위해서는, 사명감과 보람으로 필수 과를 선택한 현재의 의료진들이 안전하게 진료하고 후배 의사들에게도 필수 의료 선택을 권할 수 있을 만한 정책들이 시급히 도입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아응급의학회는 "전공의들이 하루빨리 돌아올 수 있도록 정부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의료계와 머리를 맞대고 지속할 수 있는 백년대계의 의료 정책을 논의해 달라"면서 "현재의 전공의는 가까운 미래의 전문의이자, 곧 전공의가 될 의대생에게 현재의 의료기술을 전수할 중요한 세대다. 지금 수련 중인 전공의들이 정말 완전히 사직하게 된다면, 당장 가까운 미래에 진료할 수 있는 의사들이 사라지는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이어 "현재의 전공의가 없이는 미래의 대한민국 의료도 없다. 정부는 미래의 전문의들이 정부의 정책을 믿고 다시 의료현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설득해 달라"며 "전공의들이 격무에 시달리기만 하지 않고 충분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의료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가 건강보험료 상승 부분을 국민에게 솔직하게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아응급의학회는 "정부는 미래 의료재정의 현실과 개선 방향에 대해 더 이상 의사에게 모든 걸 떠넘기지 말고, 국민에게 솔직하게 얘기해야 한다"면서 "정부는 이참에 '전문의 중심의 의료체계 운영', '국립대병원 교수 충원'을 하겠다고 하는데 정부의 계획을 이행하기 위해 '건강보험료 상승'이 필수라는 것을 국민들에게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구는 줄고 있고 4차 산업혁명으로 의료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건강보험 재정을 고려하여 장기적이고 구체적인 계획과 함께 미래 인구 구조를 고려한 의료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면서 "진정으로 의료 개혁의 의지가 있다면, 의과대학 정원 증가를 발표하기 전에 연도별 개혁 과제 시행 로드맵과 이를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구체적인 예산확보 방안 등을 명백히 밝혔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정부의 의료개혁안에는 가장 중요한 '재정' 문제가 빠져있다"면서 "그렇기에 그저 구호에 불과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러운 정부의 급진적인 의료개혁안 발표가 대형 병원 진료의 35~50%까지를 담당하던 전공의들의 대거 이탈을 야기했고, 지금의 사태를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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