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실버타운

입력 2024-03-21 17:41   수정 2024-03-22 00:48

연로하신 부모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실버타운(노인복지주택)을 알아보거나 관련 정보를 찾아봤을 것이다. 그때 가장 놀라는 게 입주자의 나이 상한이 있다는 점이라고 한다. 실버타운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80세를 넘으면 신규 입주를 제한하는 곳이 많다. 거동에 불편이 없는 사람만 들어갈 수 있는 실버타운과 장기요양시설인 요양원이 다른 점이다. 씁쓸하지만 한 블로거의 표현대로 실버타운은 내가 ‘가는’ 곳이고, 요양원은 ‘보내지는’ 곳이라고도 할 수 있다.

실버타운은 크게 분양형과 임대형으로 나뉜다. 분양형은 고령층이 아닌데 분양받거나 무분별하게 전매하는 등의 문제로 2015년부터 전면 금지돼 그 이전 분양한 것들만 남아 있다. 식당 운영도 안 하는 등 60세 이상만 소유·거주할 수 있다는 점 외에는 일반 아파트와 다를 바 없는 곳이 대부분이다. 임대형은 식사비를 포함한 월 생활비가 150만원 이하인 저가형, 150만~250만원인 중가형, 500만원 가까운 고가형까지 천차만별이다. 고가형은 4억~9억원 정도의 입주 보증금도 내야 한다. 최근에는 월세형도 등장했다. 보증금을 최소화한 대신 월 관리비가 비싼 편이다. 저가형은 주로 종교단체가, 고가형은 대기업이 운영하는 게 특징이다. 시설과 서비스도 중요하지만 마음 맞는 사람들과의 커뮤니티가 좋아야 활기찬 노년을 보낼 수 있다. 그래서인지 입소문난 곳은 신청 후 입주까지 몇 년을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강원 원주에서 열린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 주제 민생토론회에서 “분양형 실버타운을 다시 도입하고 민간 사업자 진입을 어렵게 하는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고령화로 실버타운 수요는 늘어나는데 공급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계속되자 9년 만에 분양형 재도입에 나선 것이다. 실제로 국내 실버타운은 2022년 기준 39곳, 8840가구에 불과하다. 1만6724곳에 입주자 63만여 명인 일본과는 비교 불가다. 인구 감소 지역 89곳으로 분양이 한정된다고 하니 사업성이 충분할지는 모르겠지만 다양한 형태의 실버타운이 등장해 선택 폭이 넓어지는 건 좋은 일이다.

김정태 논설위원 in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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