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의 재발견…OTT 시청시간 넷플릭스 제쳤다 [정지은의 산업노트]

입력 2024-03-23 10:00   수정 2024-03-25 16:11


502분. 지난달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의 1인당 평균 시청 시간이다. 같은 기간 넷플릭스의 1인당 평균 시청 시간(422분)보다 80분 많은 수준이다. 티빙이 ‘절대 강자’ 넷플릭스의 평균 시청 시간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OTT업계에서도 최근 티빙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얘기가 나온다.
○넷플릭스 아성에 대적
25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티빙은 지난달 1인당 평균 시청 시간 부문에서 넷플릭스를 앞질렀다. 지난해 2월(469분)보다 7%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넷플릭스는 491분에서 422분으로 14.1% 감소했다.

그동안 티빙의 주요 지표가 넷플릭스를 넘어선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올 들어서다. 티빙의 지난달 월간활성이용자(MAU)는 661만 명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1월에 전월 대비 12.6% 증가한 656만 명을 기록한 데 이어 0.8% 더 증가했다. 하루활성이용자(DAU) 증가율은 더 높다. 티빙은 지난달 DAU 역시 역대 최대 수준인 165만 명에 달했다. 전월 대비 DAU 증가율은 1월 20.8%, 2월 5.1%다. MAU와 DAU 모두 1월부터 두 달 연속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넷플릭스의 MAU는 지난해 12월 1306만 명 이후 하락하는 추세다. 올해 1월 1282만 명, 2월 1252만 명 등 전월 대비 각각 1.8%, 2.3% 감소했다. 같은 기간 DAU도 316만 명에서 307만 명, 282만 명으로 줄었다. 전월과 비교하면 DAU는 올해 1월 2.8%, 2월 8.1% 감소했다.

티빙 내부적으로도 이 같은 변화를 기대 이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티빙은 2020년 10월 독립 출범 후 3년간 해마다 평균 33% 이상 성장하며 존재감을 키워왔다. 티빙의 지난달 MAU는 독립 출범 초창기인 2021년 3월과 비교하면 132% 늘었다.
○오리지널 콘텐츠 흥행…충성 고객 확보
티빙의 시작은 화려하지 않았다. 티빙은 2010년 6월 CJ헬로비전의 케이블TV 인터넷 서비스로 공식 출범했다. 실시간 방송 채널과 관련 주문형비디오(VOD)를 웹 기반으로 제공하는 형태였다. 당시 미국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던 ‘TV 에브리웨어’의 개념을 국내에 도입한 것이었다. 이후 tvN, 엠넷 등 CJ ENM 관련 TV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볼 수 있는 플랫폼 정도로만 여겨졌다.

제대로 된 OTT로 변신한 것은 2020년 10월 CJ ENM 티빙사업부에서 물적 분할해 독립법인으로 출범하면서다. CJ ENM(48.85%)을 중심으로 KT스튜디오지니, 미디어그로쓰캐피탈제1호, SLL중앙, 네이버 등이 주요 주주다.


티빙 관계자는 “독립법인 출범 때부터 팬덤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인기 오리지널 콘텐츠의 팬을 만들겠다는 전략을 수립한 게 성장 요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티빙은 ‘잘 키운’ 오리지널 콘텐츠를 꾸준히 흥행시켜왔다. 작품성과 대중성을 갖춘 오리지널 콘텐츠를 시즌제로 내놓으며 ‘프렌차이즈 IP(지식재산권)’를 육성해 충성 고객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첫 오리지널 ‘여고추리반’을 시작으로 ‘술꾼도시여자들’ ‘유미의 세포들’ ‘환승연애’ 등이 대표 프랜차이즈 IP로 꼽힌다.

티빙이 올해 선보인 오리지널 콘텐츠 ‘피라미드 게임’ ‘이재, 곧 죽습니다’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목받았다. ‘피라미드 게임’은 동명의 인기 네이버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다. 최근 프랑스 ‘시리즈 마니아’에 K콘텐츠 중 유일하게 초청받았다. 영국 BBC는 “‘피라미드 게임’은 아픈 현실을 보여주는 새로운 ‘오징어 게임’”이라며 작품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이유를 분석했다. ‘이재, 곧 죽습니다’는 프라임비디오에서 영미권을 포함한 TV쇼 글로벌 종합 순위 톱2에 오르기도 했다.

앞으로는 스포츠 마니아도 끌어들일 계획이다. 티빙은 지난 4일 한국야구위원회(KBO)와 2024~2026년 KBO리그 유무선 중계권 사업 계약을 맺었다. KBO 리그 경기를 온라인에서 보려면 티빙을 통해야 한다. OTT업계 관계자는 “토종 OTT에 대한 관심도가 부쩍 높아졌다”며 “글로벌 OTT 중심이던 국내 OTT 시장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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