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경 "저 보고 돈에 미쳤다고…억장 무너집니다" [전문]

입력 2024-03-22 15:19   수정 2024-03-22 15:40



강사 김미경이 온라인 사칭 광고로 느낀 비통함을 전했다.

김씨는 22일 서울 종로구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 범죄 해결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성명서 낭독 후 "온라인 피싱 범죄로 겪는 피해가 엄청나다"며 "사칭 광고를 보고 어떤 사람들은 '김미경이 돈에 미쳤다'고 하는데, 30년 동안 쌓아온 제 이미지가 무너지는 것도 속상했지만, 피해를 봤다는 사람들을 보면 억장이 무너졌다"면서 온라인 피싱 범죄의 심각성을 전했다.

김씨는 "저의 경우 온라인 사칭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됐다"며 "처음엔 SNS에서 사진을 도용하는 것을 시작해 요즘은 유튜브에서 적극적으로 대량의 광고를 살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매주 월요일마다 저희 직원들이 다른 일도 못 하고 주말마다 생긴 제 사칭 채널을 신고했다"며 "그런데 아무리 '가짜'라고 홍보해도 역부족이더라. 그런데 알고 보니 저뿐 아니라"라며 '유사모'를 결성한 이유를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 범죄 해결을 위한 모임의 김미경 강사, 방송인 송은이, 황현희,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존리,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주진형, 법무법인 대건 한상준 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이들 외에 유사모 성명서에는 방송인 유재석, 홍진경, 유튜버 도티 등 유명인 총 137명이 동참했다.

김씨는 유사모를 만든 주축이었다. 김씨는 "현대 사회는 평판과 이미지가 자산인 시대"라며 "하지만 이건 기술도 너무 싸고, 쉽다. 우리 모두의 새로운 위협이라는 점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플랫폼의 사회적 책임, 전 국민적인 인증이 필요한 거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유명인 사칭 사기 범죄는 페이스북에서 시작돼 유튜브로 번졌으며 카카오톡, 네이버 밴드 등의 플랫폼을 통해 기하급수적으로 퍼지고 있다. 특히 유명인을 사칭하고 공신력 있는 플랫폼 광고를 악용해 많은 시민을 혼란에 빠뜨렸으며 경찰청 집계에 따르면 사칭 사기건수는 작년 9월부터 12월까지만 1000건이 넘고 피해액은 1200억을 넘어섰다.

하지만 이를 적발하고 책임을 묻는 건 쉽지 않다. 현재 메타나 구글은 사칭광고를 사전에 필터링할 시스템이 없어 유명인들이 무방비로 당하고 있으며 사후 신고를 해도 플랫폼이 미온적으로 대처하거나 1개를 없애면 10개의 사기광고가 생겨나고 있어 사실상 해결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또한 유명인들은 사칭피해를 당한 피해자임에도 적극적으로 해결하지 않거나 방조한다는 대중의 오해와 질타까지 받고 있으며 실제 고소를 당한 사례도 있다. 결국 유명인 개인으로는 온라인 사칭광고를 멈추거나 처벌할 방법이 없다는 사실을 절감하며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직접 공동행동에 나섰다는 게 유사모의 설명이다.

<성명서 전문>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 범죄해결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최근, 유명인을 사칭한 사기 범죄가 온라인 플랫폼에서 횡행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시작된 유명인 사칭 범죄는 전직 대통령, 재벌 총수, 연예인, 교수, 유튜버 등을 가리지 않고 유명세와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무차별적인 범죄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무료책이나 높은 수익률을 미끼삼아 개별적으로 접근해 주식리딩방으로 유인하고 가짜 수익률을 보여주다가 투자하라며 입금을 요구하거나 출금하려면 증거금을 넣으라며 입금을 유도한 뒤 잠적하는 전형적인 보이스피싱 수법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지하에서 암암리에 움직이는 줄만 알았던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이 최근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유튜브 같은 공공연한 온라인 플랫폼에서 유료 광고를 통해 공개적으로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처음 보는 범죄 수법으로 인한 시민들의 혼란과 피해는 실로 엄청납니다. 공신력 있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나오는 광고인만큼 의심 없이 믿고 이들의 범죄 피해자가 되는 분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경찰청에 의하면 작년 9월부터 12월까지만 유명인 사칭 사기를 포함한 투자리딩방의 불법행위 피해 건수가 1000건이 넘고 피해액은 1200억을 넘어섰다고 하지만 실제 피해자들의 피해액 합계가 1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사건 담당 변호인의 의견도 있습니다. 힘들게 아르바이트하며 모은 전 재산을 날린 20대 사회 초년생부터 돌아가신 남편분의 암보험금을 모두 잃은 분, 평생 모은 노후자금을 잃은 분들까지 기막힌 사연은 일일이 셀 수 없을 지경입니다. 또한 이런 가짜 광고가 범람하면서 전체 플랫폼 광고 시장의 신뢰성이 흔들려 수많은 광고주들도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름과 초상권을 도용당한 유명인들 역시 몇 십 년간 쌓은 전문성과 명예가 실추되고 피해자에게 오해받아 고소를 당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한 범죄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왜 적극적으로 막지 않았느냐, 왜 조치를 취하지 않았느냐는 대중의 오해와 질타를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동안 피해를 당한 유명인들은 개인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했습니다. 경찰 고발을 하고 플랫폼에 사칭 계정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하고 각자의 채널과 개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사칭 사기이니 속지 말라고 수없이 경고했습니다. 그러나 상대는 일반적인 금융사기범이 아닌 보이스피싱 조직입니다. 막대한 광고비를 쏟아 부으며 해외에서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온라인 피싱 범죄를 개인이 막기에는 역부족입니다 경찰에 신고하면 금전적 피해를 당한 당사자가 아니면 신고조차 어렵다고 하고, 소재조차 파악되지 않는 범죄자들을 대상으로 고발하는 것부터 쉽지 않습니다. 온라인 플랫폼의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저희는 초기에 플랫폼 측에 피해 사실을 적극적으로 얘기하면 당연히 해결이 되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최첨단 테크 기술을 가진 세계 최고의 플랫폼 기업들은 현재 이와 같은 범죄 광고를 사전에 필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습니다. 믿기 어렵지만 이것이 현실입니다. 지금 시스템에서는 누구나 돈을 쓰면 광고를 할 수 있습니다. 사후 대응도 소극적이고 미약합니다. 담당자를 찾는 것도 힘들고 자신들의 커뮤니티 규정을 위반하지 않아서 조치를 취해줄 수 없다는 답변을 수없이 들었습니다. 여러 차례 플랫폼에 신고해 계정을 1개 지우면 다음날 10개의 사기 계정이 새로 생겨납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현재 온라인 플랫폼에서 사칭피싱 범죄는 당장 멈추게 할 수도, 처벌할 수도 없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디지털 강국의 충격적인 현실입니다. 명예 실추도 억울한 일이지만 유명인을 사칭한 온라인 피싱 범죄로 더 이상의 피해자가 생기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오늘 우리는 이 자리에 섰습니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시민 여러분과 정부, 플랫폼에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첫째, 온라인 플랫폼은 현재 자신들의 광고로 인해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대책을 마련하십시오. 시스템을 통한 구체적인 사전 방지 대책을 마련해 사용자들에게 공개하고, 온라인 피싱 예방 캠페인 등을 벌여 더 이상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사회적 책임을 다하십시오.

둘째, 정부도 온라인 사칭 범죄를 일반적인 금융 사기가 아닌 보이스피싱 범죄로 규정해 전담팀을 꾸려 엄중히 수사하고, 범죄자들을 끝까지 찾아내 강력히 처벌해 주십시오. 또한 온라인 플랫폼에 서 갈수록 교묘해지는 피싱 범죄를 사전에 막을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를 신속히 마련해 주십시오.

셋째, 시민 여러분께도 간곡히 요청 드립니다. 최근 플랫폼에서 벌어지고 있는 유명인 사칭 범죄는 명백한 온라인 피싱 범죄입니다. 온라인 플랫폼 광고에 저희의 이름과 얼굴로 엄청난 돈을 벌게 해주겠다며 투자 리딩방 가입을 권유하고 개별적으로 접근하는 이들은 모두 가짜이며 보이스피싱 범죄자들입니다. 시민 여러분께서는 이들의 간악한 수법에 절대 속지 마십시오. 또한 위험성과 심각성을 주변에 적극적으로 알려 선량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도와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저희도 함께 힘을 모아 온라인 피싱 범죄 피해를 막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2024년 3월 22일(금)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 범죄 해결을 위한 모임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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