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공연장 순식간에 패닉"…무차별 총격에 최소 62명 사망

입력 2024-03-23 10:38   수정 2024-03-23 10:39

22일(현지 시각) 저녁 러시아 모스크가 외곽의 대형 공연장에서 발생한 무차별 총격 테러로 사망자가 62명까지 늘어난 가운데, 사건 발생 당시 록 콘서트를 기다리던 수천 명의 관객은 순식간에 터진 총성과 폭발음에 아비규환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에 따르면 공연 직전 벌어진 무차별 총격에 객석은 공포에 질린 비명으로 가득 찼으며 수천 명이 출구로 몰려들며 '생지옥'으로 변했다. 이날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에서 탈출한 음악 프로듀서 알렉세이는 AFP와 통화에서 "총격이 공연이 시작되기 바로 직전에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관총이 여러 차례 발사되는 소리가 들렸고, 한 여성의 끔찍한 비명이 들렸다. 그리고 많은 이들의 비명이 이어졌다"며 "이후 3∼4차례의 폭발음이 들렸고, 이는 더 많아졌다"고 전했다.

알렉세이는 그 직후 공연장 전체가 극심한 패닉 상태에 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무대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군중들은 혼돈 상태였다"고 말했다. 알렉세이는 무대를 내려다보는 박스형 객석에서 다른 관객들과 함께 몸을 숨긴 채 탈출 방법을 찾았다고 했다. 그는 총을 쏜 괴한을 직접 보지는 못했다면서 도망가던 중 화재로 인한 연기와 잿가루가 퍼지는 것을 봤다고 전했다.

이날 공연장에는 무장 괴한들이 침입해 무차별적으로 총을 쐈으며, 이후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 공격으로 현재까지 잠정 집계된 사망자는 62명이며, 부상자는 최소 146명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공연을 보기 위해 자기 자리를 찾아 앉던 관객들은 갑작스레 들려온 총성과 비명에 일제히 출구를 찾아 달려가기 시작했다. 사상자 중에는 어린이도 여러 명 포함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목격자는 로이터에 "갑자기 뒤에서 총소리가 들렸고, 폭발음이 들렸다. 그 소리가 무엇인지 나는 바로 알지 못했다"며 "모두가 에스컬레이터를 향해 몰려가기 시작했다. 모두가 소리를 지르고, 달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AFP통신은 한 기자가 목격한 바에 따르면 총격 직후 수류탄 혹은 소이탄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면서 거대한 불꽃이 콘서트홀을 집어삼키며 공연장 지붕에서는 검은 연기가 계속 피어났다고 전했다.

러시아 현지 언론은 지붕 일부가 무너진 상태라고 전했다. 사고 현장에는 수백명의 경찰과 폭동 진압대가 투입돼 공연장 인근을 봉쇄한 상태다. 현장에는 구급차와 경찰 차량 수십 대가 피해자를 구조하기 위해 투입됐으며 헬기 최소 3대도 함께 부상자 이송을 위해 투입됐다.

비상사태부는 공연장 지하를 통해 약 100명을 구조했으며 옥상을 통해 구조 작업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당국은 이를 "테러"로 지목하고 무장 괴한들을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총격 피해가 불어나는 사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는 텔레그램에 성명을 올리고 "(IS 전투원들이)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외곽에서 열린 대형 모임을 공격했다"고 범행을 자처했다. IS는 이들 전투원이 무사히 '본부'로 복귀했다고도 주장했다.

참사가 벌어진 공연장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무대에 섰던 장소다. AFP 통신에 따르면 이 건물은 아제르바이잔 태생의 러시아 부동산 재벌 아라스 아갈라로프(68)가 지어 2009년 개관했다. 행정구역상으로는 모스크바 시외이지만, 지하철과 모스크바시 순환도로가 인접했다. 특히 공연장 외에 쇼핑센터와 콘퍼런스 센터 등도 함께 갖춘 대형 건물이어서 평소에도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이다.

AFP 통신은 이 건물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스 유니버스 대회를 열기도 했던 고급스러운 공연장"이라면서 "러시아와 세계 각국의 많은 스타가 이곳에서 공연을 펼쳤다"고 보도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 투어 당시 이 공연장을 이용한 스타로는 에릭 클랩턴, 두아 리파, 시아, 등이 있다고 전했다.

주러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현지 교민 피해 사례는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주러 대사관은 "현지 언론 보도와 한인회 등을 통해 우리 국민 피해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며 "아직 우리 국민 피해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