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살 '한국 스타벅스'…1020 ‘핫플’된 비결은 [오형주의 산업탐구]

입력 2024-03-24 15:54   수정 2024-03-24 16:09



국내 최대 커피전문점인 스타벅스의 20대 이하 고객 비중이 지난 5년간 19%에서 28%까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폰 세대’로 불리는 1020 세대를 겨냥한 애플 콘텐츠 및 특화 매장 강화로 미래 잠재고객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24일 커피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 코리아의 멤버십 활성회원 중 20대 이하 고객 비중은 2019년 19%에서 지난해 28%로 9%포인트 상승했다.

활성회원이란 스타벅스의 멤버십 프로그램인 ‘스타벅스 리워드’ 가입자 중 해당 연도에 스타벅스에서 최소 한 번 이상 결제 이력이 있는 고객을 뜻한다.

스타벅스 리워드 가입자 수는 작년 말 기준 1100여만명에 달한다. 이 중 20대 이하 가입자 수는 약 300만명으로 지난 5년간 130만명 가량 늘었다. 지난해 가입한 신규 고객 중 1020 비중은 40%에 육박한다.

유통가에서는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가 진행되는 와중에 스타벅스의 1020 고객 비중이 늘어난 건 이례적"이라는 말이 나온다.

스타벅스는 올해 한국 진출 25주년을 맞았다. 커피전문점 시장에서는 이미 2010년대부터 점유율 1위였다. 작년 말 기준 매장 수는 1841개에 달한다.


이처럼 성공 가도를 달려온 스타벅스에게도 고민은 있었다. 한국인의 생활 속 깊숙이 침투하면서 방문 고객의 평균 연령대가 갈수록 높아졌다. 그러자 "미래 잠재고객이 될 1020 사이에서 ‘익숙해진 나머지 자칫 올드한’ 브랜드로 인식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스타벅스는 2020년대부터 1020을 겨냥한 콘텐츠·서비스 강화에 착수했다. 2022년 10월 취임한 손정현 대표는 “Z세대(1990년대 중반 이후 출생)의 젊은 감각과 신선한 아이디어를 제품 및 마케팅에 적용해 스타벅스가 미래 핵심 고객인 Z세대에게 친근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며 드라이브를 걸었다.

우선 스타벅스는 1020이 인스타그램을 주로 쓴다는 점에 착안해 ‘인증샷 명소’와 같은 ‘인스타그래머블’한 요소를 적극 도입했다. 1919년 지어진 전통 한옥을 리모델링한 ‘대구종로고택점’이 대표적이다. 오랜 역사를 지닌 마루의 형태를 최대한 보존해 40석에 가까운 좌식 공간을 마련했다. 오디오 브랜드인 ‘뱅앤올룹슨’과 협업해 별도의 음악감상 공간도 넣었다.


대구종로고택점은 오픈 초기부터 1020 사이에서 인증샷 명소로 입소문을 탔다. 지난해 방문 고객 세 명 중 한 명은 20대 이하였다.

서울 경동시장 내 폐극장에 들어선 ‘경동1960점’,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탁트인 시야가 인상적인 ‘광교SK뷰레이크41F점’, 앉은 키만 3m에 달하는 거대 곰인형이 있는 ‘기장임랑원점’ 등에도 1020 고객이 몰려들었다.

1020 사이에 선호도가 높은 아이폰 관련 콘텐츠를 강화하는 데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스타벅스는 작년 5월 전국 매장에 애플페이를 도입했다.

지난 2월엔 스타벅스 리워드를 애플월렛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을 시작했다. 애플월렛에 스타벅스 카드를 등록하면 바코드와 잔액이 바로 표기된다.

스타벅스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대학생 서포터즈도 꾸렸다. 지난 2월 출범한 ‘스타터즈’는 팀 프로젝트 활동, SNS 콘텐츠 제작 등을 통해 스타벅스에 젊은 감각을 반영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안하고 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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